지난 5월 특별개방 행사가 열린 서울 종묘 망묘루에서 시민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종묘 직계 후손 단체인 대한황실 의친왕기념사업회가 12일 "김건희 여사가 세계문화유산 종묘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스스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린 것에 규탄한다"며 "정식 사과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의친왕기념사업회는 입장문을 통해 "김 여사께서 종묘관리소 공무원들에게 '휴관일에 지인들과 차 마시러 갈거니 경복궁과 창덕궁의 궁궐 가구를 미리 종묘 차 마실 곳에 갖다 놓으라'하고 비공개 구역 망묘루(임금의 정자)에서 사적 찻자리를 가졌다"며 "스스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지난 11일 JTBC는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 서울 종묘에서 외국인·종교인들로 보이는 인사들과 차담회를 연 사실을 JTBC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종묘는 조선시대 왕들이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의친왕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종묘는 한일병탄 이후 일제 총독부 이왕직 사무소에서, 해방 후에는 구황실자산관리총국(현 국가유산청)에서 관리하며 2000년대 소유권이 국가로 넘어갔다.
의친왕기념사업회는 "종묘를 신성시하고 경건한 자세로 여기는 종묘의 직계 후손들은 국가원수 부인의 이러한 행동에 크게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조선왕조 시대 임금 조차도, 종묘에 드나들 때에 의복을 갖추고 경건한 마음으로 예를 갖추었다"며 "지인들과 궁궐 가구를 들여서 깔깔대며 담소를 나누는 자리로 삼아선 안되는 곳"이라고 역설했다.
이 단체는 "황실후손들조차 법을 준수해 휴관일에는 못 가고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고, 명절에도 종묘의 규정을 준수하느라 조상님 신위 앞에서 향 한 자루 못 사르고, 술 한 잔 못 올린다"며 "김건희 여사에게 신성한 종묘 휴관일에 지인들을 불러다 차 마실 권능을 누가 주었냐"고 날 세웠다.
국가유산청장과 궁능유적본부장의 역할도 강조했다. 의친왕기념사업회는 "국가유산청장과 궁능유적본부장은 조상의 유무형 정통을 이어 후세에게 물러주어야 할 국가유산을 관리자라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며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 달라"고 했다.
의친왕기념사업회는 지난 2022년 대한황실과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로, 의친왕가 종손 이준 황손(의친왕의 장손)이 회장을 맡고 있다. 이 단체는 황실의 독립운동사를 밝히고, 황실 후손들이 소장 중인 1000여 점의 궁중유물들을 전시·연구·보존하며 궁중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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