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윤 대통령 주장, 자신이 당선된 시스템에 대한 자기 부정"

중앙선거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주장한 시스템 해킹 등에 대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사진은 지난 3일 계엄령 선포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계엄군의 모습. /사진=뉴스1(행정안전위원회 제공)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주장한 부정선거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선관위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윤 대통령이 주장한 '선관위 시스템 점검 과정에서 국정원의 해킹 시도에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었다'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윤 대통령이 당선된 시스템에 대한 자기부정"이라고 비판했다.

선관위는 "국가정보원,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지난해 7월3일부터 9월22일까지 12주 동안 합동으로 선관위 정보보안시스템에 대한 보안컨설팅을 실시했다"며 "우리는 국정원이 요청한 각종 정보·자료를 최대한 제공·지원해 보안컨설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사전에 시스템 구성, 정보자산 현황, 시스템 접속 관리자·테스트 계정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선관위는 "보안컨설팅 결과 일부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북한 해킹으로 인한 선거 시스템 침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일부 취약점에 대해서도 대부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실시 전에 보안 강화 조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령 선거 시스템에 대한 해킹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의 선거에 있어서 부정선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기술적 가능성이 실제 부정선거로 이어지려면 다수의 내부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해 시스템 관련 정보를 해커에게 제공하고 위원회 보안관제 시스템을 불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수많은 사람의 눈을 피해 조작한 값에 맞춰 실물 투표지를 바꿔치기해야 하므로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단언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투·개표는 '실물 투표'와 '공개 수작업 개표' 방식으로 진행되며 정보시스템과 기계장치 등은 이를 보조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며 "투·개표 과정에 수많은 사무원, 관계 공무원, 참관인, 선거인 등이 참여하고 있어 실물 투표지를 통해 언제든지 개표 결과를 검증할 수 있다"고 윤 대통령이 제기한 의혹에 정면 반박했다.

선관위는 부정선거와 관련 과거 사례를 말하며 "선거 과정에서 여러 차례 제기된 부정선거 주장은 사법기관의 판결을 통해 모두 근거가 없다고 밝혀졌다"며 "부정선거에 대한 강한 의심으로 인한 의혹 제기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선거관리 시스템에 대한 자기부정과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해명을 마친 선관위는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선관위는 "대통령의 이번 담화를 통해 헌법과 법률에 근거가 없는 계엄군의 선거관리위원회 청사 무단 점거와 전산 서버 탈취 시도는 위헌·위법한 행위임이 명백하게 확인됐다"며 "우리는 이에 강력히 규탄하며 이번 사건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관계 당국의 진실 규명과 함께 그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