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위스키, 샴페인, 와인 등 연말 수요가 높은 주류 상품들이 올해도 하반기 편의점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소비침체 장기화 기조 속 합리적이고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 주류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외식보다 홈파티가 늘고 SNS 인증샷을 위한 희소성 있는 주류 상품들도 덩달아 인기를 얻으면서 편의점사들도 차별화된 주류 상품 경쟁을 앞다퉈 벌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초 진행한 샴페인 기획전에서 12월1일~12월10일 기준 와인 매출이 행사 시작 직전 10일(11월21일~11월30일)보다 3배 늘었다. 같은 기간 샴페인은 9.5배가량 증가했다.
기획전과 함께 세븐일레븐이 1일부터 출시했던 샴페인 구독권은 자정 후 5분 만에 준비된 수량이 모두 소진됐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난 주류 상품 매출 증가에는 비주얼을 강조한 상품 디자인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기획 기간 와인 상품 판매 순위 분석 결과 상위권 상품들은 병이나 라벨 디자인이 이색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1~2만원대로 가성비를 갖춘 저가 와인 상품들 역시 디자인이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고가 샴페인들과 함께 상위권을 차지한 ‘앙리마티스 앨런스콧 쇼비뇽블랑’은 야수파 화가 앙리마티스의 대표작 ‘블루누드’, 배우 하정우의 그림이 디자인된 ‘콜미레이터 러시안잭쇼비뇽블랑’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 속 하이엔드급 샴페인을 들여오면서 약간의 부담도 있었지만 오히려 고가 샴페인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서 확실한 취향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2030층의 디깅소비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편의점 가성비 '위스키' 바람도 거세다.
실제로 CU의 위스키 매출신장률은 매해 가파르게 신장하고 있다. CU에 따르면 연도별 위스키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2022년 48.5%, 2023년 46.0%, 올해(1~11월)는 29.8% 상승했다.
특히 CU는 앞서 대용량 및 가성비 높은 위스키 상품을 주력으로 주류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위스키의 가격대를 확 낮춰 고객 선택지를 넓히고자 했다. 그 결과 올해(1~11월) CU의 5만원 이하 저가 위스키 매출 비중은 77.8%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CU에서 지난달 업계 첫 출시한 스카치 위스키 길리듀는 출시 19일 만에 누적 5만 개 이상 판매됐다. 이는 역대 최단 기간, 최다 판매량이다. 해당 제품은 700ml 대용량 위스키로 비용은 1만2900원이다. 가성비 상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7일 만에 7000여 개가 팔려나가기도 했다.
CU에 이어 GS리테일의 주류 스마트 오더 플랫폼 와인25플러스 또한 올해 7~11월 전년동기 대비 위스키 매출 신장률이 약 120%로 나타났다.
앞서 와인25플러스는 지난달 1955년부터 1999년까지 '더패밀리캐스크' 위스키 시리즈를 빈티지별로 1병씩, 단 41병만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주로 판매된 빈티지 연도는 85년부터 98년도 사이로 확인됐으며, 구매력 있는 30대가 소장용이나 선물용으로 구매한 것으로 예측한다"라고 말했다.
위스키는 물론, 와인 등 주류 7000여개를 판매 중인 와인25플러스는 올해 11월 말 누적 주문액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주문 건수 신장률은 ▲21년 1300% ▲22년 148% ▲23년 174% ▲24년(11월까지) 190.2%에 달한다. 그만큼 편의점에서 소주, 맥주 이외에 주류 상품을 찾는 이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매년 편의점 내 위스키, 샴페인과 같은 주류 상품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편의점 간 희소성 있는 주류상품을 도입하거나 자체 생산 등 주류 경쟁이 다방면으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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