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허제원 부국장]
9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태성이 금융감독원의 승인 관문을 통과할지 주목된다. 제조업체로서는 드물게 자본총계보다 훨씬 큰 규모의 증자인데다, 금감원이 최근 소액주주 보호 및 주주와의 소통을 문제 삼아 정정공시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태성은 적극적인 기술력 홍보로 상장 이후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으나 상장 당시 내걸었던 실적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감독당국도 주주 보호 차원에서 공시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PCB(인쇄회로기판) 장비 제조업체인 태성은 지난달 29일 96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증을 발표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에 대해서는 일반공모를 통해 소화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2차전지용 복합 동박 장비와 반도체용 유리기판 신공장을 건설을 위한 증자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태성의 자본총액은 373억원, 자산총액은 595억원에 불과하다. 유증 규모가 자산을 넘어선다. 바이오기업의 경우 자본 이상의 유증을 실시하는 경우는 많지만, 상장 제조기업으로서는 비교적 드문 사례다.
태성은 2022년 6월 30일 신영해피투모로우제5호기업인수목적회사(이하 신영5호스팩)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합병상장 시점 태성의 기업가치는 약 412억원이었다. 신영5호스팩에 있던 현금 약 70억원을 활용해 기존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었다.
태성은 적극적으로 기술력과 신성장 동력에 대한 홍보로 주가를 합병가액 대비 20배 수준, 저점 대비 37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태성은 상장 당시 발표한 사업목표에는 미달하는 실적을 거둬왔다.
태성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목표 642억원에 턱없이 부족한 33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당초 목표 78억원 대비 7억원 적자를 보여 상장 이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올해 3분기 누계 매출 449억원, 영업이익 37억원으로 전년 대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목표했던 715억원 매출과 92억원 영업이익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더군다나 최근 감독당국이 대규모 유증에 대해 소액주주 보호와 주주와의 소통 등을 문제삼아 정정공시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은 고려아연과 이수페타시스 유증에 대해 정정공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주주 보호 차원에서도 공시 내용을 검토 중이지만 개별 기업 사안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번 유증에서 주관사인 iM증권의 행보도 관전 포인트다. 태성의 유증은 오는 13일 증권신고서가 통과되면 증자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해도 주관사인 iM증권이 인수해 태성의 자금 조달은 성공할 수 있다.
iM증권은 올해 3분기 말까지 유증 주관 실적 732억원, 수수료 수입 10.5억원을 거뒀다. 따라서 태성의 유증 주관사 업무 단독 진행으로 인수수수료 약 10억원(최종 모직금액의 1%)을 받기로 해 이번 증자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태성 기업규모 대비 큰 금액 유증으로 불안한 부분이 있다.
지분 40.87%를 보유한 최대주주(김종학 태성 대표 일가) 실권이 예고되 있다. 최대주주는 신주인수권증서 장외 매각과 보유 현금 활용 통해 최대 10% 한도내 청약 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통상 발행규모의 20%가 배정되는 우리사주조합은 이번 유증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최대주주 실권과 우리사주조합 미배정으로 증자 흥행 여부가 iM증권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반공모 실권주 발생시 iM증권은 10% 실권수수료를 받고 잔액을 인수한다. 실권주 인수 이후 상장까지 20일이 걸려 실권주 발생시 iM증권이 부담할 주가 변동 위험이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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