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역세권 복합개발 착공…2029년까지 컨벤션센터·호텔 등 건립
철도 지하화 후 복합환승센터·공원 조성…오세훈 "새로운 상징 도약"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오예진 기자 = 서울의 '심장'에 해당하는 서울역 일대가 앞으로 20여년 뒤 대규모 복합환승센터와 전시시설, 공원과 문화유산을 갖춘 교통·지식·문화 교류 허브로 새로 태어날 전망이다.
그 첫걸음으로 '강북의 코엑스'로 불리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이 12일 첫 삽을 떴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부지(중구 청파로 432)에서 착공식을 열고 서울역 공간 대개조 구상을 발표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은 저이용 철도 부지(약 3만㎡)에 강북권 최초로 2천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전시·국제회의장을 갖춘 국제문화복합단지가 들어서는 사업이다.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연면적 33만7천㎡에 최고 39층 규모로 국제컨벤션, 호텔, 업무, 판매 등 도심권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을 선도할 시설이 건립될 예정이다.
공사는 한화 건설부문이 맡고 한화임팩트, 한화, 한화커넥트,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출자해 설립한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이 시행을 맡는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주축이 되어 추진한다.
총 공사비는 약 3조원이다.
이 중 공공기여 3천384억원은 서울역 일대 공공성 강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 균형발전 유도를 위한 장기 미집행시설 및 소외·낙후지역 정비 등에 투입된다.
서울시가 이날 내놓은 서울역 일대 개발 비전은 '글로벌 미래 플랫폼'이다.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에 더해 경부선 철도 지하화까지 완성, 철도 등 교통수단 중심에서 미래 지식과 문화 교류가 일어나는 국가 핵심 공간으로 도약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먼저 시민 불편 요소로 작용했던 복잡하고 어려운 환승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철도 지하화로 확보되는 대규모 지하 공간을 활용해 '국가기간 복합환승센터'를 설치, 효율적이고 편리한 환승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복합환승센터가 생기면 KTX 고속철도, 일반철도, 공항철도, 지하철, GTX 등 철도와 버스·택시 등 모든 교통수단 간 환승 거리와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또한 기존 철로 구간에 도심∼한강까지 단절 없이 연결되는 선형공원(Railway Park)을 조성한다.
선형공원을 비즈니스 공간과 랜드마크 타워, 마이스, 호텔, 상업, 주거, 지하 교통시설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도심 거점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문화 측면에서는 국가유산(사적)인 문화역284(구 서울역사)와 상징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한다.
보행·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서울역 광장과 남산 등 인근 지역을 연결하고, 역 앞 광장은 탁 트인 녹색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다양한 활동과 교류를 유도할 계획이다.
시는 서울역 광장을 '시민의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철도 지하화가 이뤄지는 2033년 이후부터 서울역 상부 개발을 추진, 2046년 무렵까지 미래 플랫폼 구상 실현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코레일, 국가철도공단 등 중앙부처 및 관계기관과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 구체적인 공간재편 계획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앞서 시는 지난 6∼9월 시민, 전문가를 대상으로 서울역 일대 공간구상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와 의견 수렴을 했다. 앞으로도 계획을 구체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검토해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공모에서는 서울역 일대가 녹지가 풍부한 열린 공간, 보행과 교통 환승이 편리한 공간 등으로 조성되길 바란다는 시민 의견이 다수 제출됐다고 시는 전했다.
오 시장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은 첫 번째 시장 재임 기간이었던 2008년 서울을 마이스 산업의 허브로 성장시키고자 문화체육관광부, 코레일과 손잡고 개발구상을 발표하고 야심 차게 추진했던 사업"이라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하지만 이후 재생 위주의 도시 정책 변화와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해 장기간 표류하며 난항을 겪었다"며 "그때 바로 착공하지 못하고 16년이나 늦어진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오 시장은 "마침내 이렇게 착공의 순간을 맞이하게 돼 더욱 뜻깊고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북부역세권 개발을 시작으로 서울의 과거와 미래, 세계와 서울을 잇는 새로운 상징으로 거듭날 날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는 "이번 사업은 서울시와 한국철도공사, 한화그룹의 기대와 염원이 담긴 사업"이라며 "한화 건설부문이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다양한 개발사업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날 오후 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2024 도시공간 국제 콘퍼런스'를 연다.
행사에서는 서울역 일대 개발 전략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역사적 건축물과 현대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개발을 이뤄낸 영국 런던과 일본 도쿄의 중앙역 일대 입체복합개발 사례를 공유한다. 국내외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도 이어진다.
런던 킹스크로스역 일대 복합개발 마스터플랜을 담당한 앨리스 앤 모리슨 파트너인 밥 앨리스, 도쿄역 일대 개발에 참여한 니켄 세케이의 해외부문총괄인 와타루 다나카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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