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이 가속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마이크론에 약 9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확정했으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이 임박하면서 보조금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마이크론에 약 61억6500만 달러(한화 약 8조8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최종 결정했으며, 이로써 마이크론은 인텔, TSMC에 이어 반도체 보조금을 확정받은 기업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마이크론은 뉴욕주와 아이다호주에 총 1250억 달러를 투자하며 약 2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지원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치는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와 예비 거래각서를 체결하고 각각 64억 달러와 4억50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계획이다. 그러나 두 기업은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만간 보조금을 확정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반도체 보조금에 대한 부정적 입장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보조금 지급에 대해 “예산 낭비”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계획에 제동을 걸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들이 연내에 보조금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면, 협상이 다시 진행돼야 할 위험이 있다. 이는 두 기업의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및 연구 개발 계획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욱이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수령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 새로운 반도체 제조 시설을 설립하거나 기존 시설의 생산 능력을 대폭 확장하는 데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 의존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은 만큼, 이 같은 제한은 기업의 전략 수립에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 생산 비중은 올해 40%에 육박하며,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일부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의 변화로 인해 보조금을 자진 거부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반도체 보조금 신청을 중단하고, 새 정부 출범 이후 문제를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는 대조적인 상황으로, 보조금 수령이 확정되지 않은 기업들에게는 더욱 많은 고민을 안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지, 또 이를 통해 향후 중국 내 사업에 어떤 제약이 따를지를 놓고 고민해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하고 보조금을 확정받아 사업 계획을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은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많은 도전과제를 안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 결과가 반도체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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