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PEF(사모펀드) 운용사 CEO 소집…"금융자본의 산업지배 역할·책임 논의"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금융자본의 산업지배 관점에서 역할과 책임 관련한 논의에 나섰다.

금감원은 12일 여의도 본원에서 함용일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주재로 12개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H&Q,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PE, SKS PE, VIG파트너스, UCK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 스톤브릿지캐피탈, JKL파트너스, KCGI) CEO와 간담회를 했다.

이번 간담회에 대해 함 부원장은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금산분리에 대해 정책적 화두를 가지고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고자 마련하였다"고 밝혔다.

2004년 PEF 제도가 국내 도입된 이래, 지난해 기준 PEF 수는 1126개, 출자 약정액은 140조원대로 비약적인 성장을 해왔다.

국내 M&A시장에서 기업 구조조정, 모험자본 공급 등을 위한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는 등 자본시장과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했다고 꼽았다.

다만, 함 부원장은 "PEF 산업이 성장하면서 그 영향력도 확대됨에 따라 PEF에 대한 다양한 시각도 있다"며 "특히, 비교적 단기 수익 창출이 목표인 PEF가 자칫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하고,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대규모 타인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짚었다.

또 함 부원장은 "최근 일부 PEF의 경영권 분쟁 참여, 소액주주와의 이해상충 등 운용 행위 역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고 지목했다.

함 부원장은 "PEF가 기업 지배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기존의 금산분리 논의와는 다른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의 산업 지배’라는 관점에서 PEF의 바람직한 역할과 책임에 대해 논의의 물꼬를 트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앞서 관련 화두를 제시한 바 있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달 28일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려아연 M&A(인수합병) 시도를 하고 있는 MBK파트너스와 관련 "과거에는 당국이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면 이제는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대한 부작용을 고민해 봐야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