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美 애리조나 ESS 설비 건설 재개...북미 핵심 생산거점 활약 기대

현지 지역매체, 'LG엔솔 애리조나 공장 건설 공정율 35%'
잠정 중단됐던 ESS 제조 설비 건설도 재개 예정

[포인트경제]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에서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이 본격적인 건설 공정에 들어갔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 美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포인트경제)

10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의 지역매체인 피닉스비즈니스저널은 LG에너지솔루션의 해당 공장 건설 공정이 35% 진행됐다고 퀸 크릭 시의회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또 일시 중단됐던 ESS용 제조 설비 건설도 다시 재개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내년 대규모 배터리 프로젝트에 대한 인력 채용도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지난 4월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 퀸 크릭에 7조2000억원을 투입해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배터리 공장을 착공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해당 공장은 북미 지역에 짓는 두 번째 단독 공장으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알려진 예정 총 생산능력은 53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원통형 배터리와 ESS LFP 배터리가 각각 36GWh, 17GWh씩이다. 애리조나 원통형 공장에서는 전기차용 46파이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인데, 올해 하반기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양산이 예정된 4680 배터리 생산 노하우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공장은 착공 두 달 만에 잠정 중단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장기화되면서 배터리 수요가 떨어지자 투자 방향을 변경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예정된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생산 시설 운영의 최적화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신규 공장 건설을 멈춘 대신, 미국 미시간 공장(연 20GWh) 등 가동률이 떨어지는 현지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생산라인의 일부를 ESS용 라인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로써 애리조나 공장 투자 금액은 기존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들었고, ESS 양산 속도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같은 결정에는 미국의 견제로 중국산 배터리 수급이 어려워진 기업들의 ESS 배터리 납품 요청이 늘고 있다는 배경이 있다. 때문에 가동률이 낮은 현지 공장 일부를 큰 비용없이 빠른 시일 내에 ESS용 라인으로 변경한 LG에너지솔루션의 선택은 적절했다고 평가된다.

또한 잠정 중단됐던 공사가 이번에 다시 재개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최대 ESS 시장인 미국에서 현지 생산을 통한 시장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졌다. 회사는 애리조나 공장이 북미 지역의 핵심 생산거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리조나 뿐 아니라 북미 미시건에 단독공장과 GM JV 1·2 공장을 운영 중이고, GM JV3 공장과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전기차용·원통형·ESS용·LFP 배터리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 46시리즈 제품 (4695)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지난달에는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법인이 미국내 판매되는 전기차 리비안(Rivian)에 원통형 4695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공급 제품은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 중 ‘4695 배터리'로, 총 67GWh 물량을 5년간 공급할 예정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높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기술리더십 기반의 압도적 제품 경쟁력으로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