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 53 카브리올레를 타고 스페인 남부를 달린 이야기

CLE 53 카브리올레를 타고 스페인 남부를 달린 이야기

에스콰이어 2024-12-12 00:00:04 신고

MERCEDES AMG CLE 53 4MATIC+ CABRIOLET

파워트레인 2999cc I6 가솔린 싱글터보, 9단 자동 | 최고 출력 449마력 | 최대 토크 57.1kg·m | 가속력(0→100km/h) 4.2초(AMG 다이내믹 플러스 패키지 적용 시) | 가격(VAT 포함) N/A


‘머리랑 목이 따뜻해야 몸이 따뜻하다’는 말을 스페인 남부 말라가의 해안도로를 달리며 떠올리게 될 줄은 몰랐다. ‘메르세데스 AMG CLE 53 카브리올레’ (이하 CLE 53)의 지붕을 열어젖힌 상태였다. 시속 100km로 달리는데도 머리카락은 정수리 부분만 가볍게 살랑인다. A필러 상단과 2열 헤드레스트 뒤에 위치한 ‘윈드 디플렉터’가 실내로 들이치려는 바람을 잘 틀어막는 덕이다. CLE는 ‘에어 스카프’까지 더했다. 헤드레스트 아래 위치한 송풍구에서 온풍이 흘러나와 운전자의 뒤통수와 목 뒤, 어깨 윗부분을 뜨겁게 달구는 기능이다. 시승 당일, 외부 온도가 5도에 불과했는데도 쌀쌀한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손뜨’(열선 스티어링 휠)와 ‘엉뜨’(열선 시트)는 기본이다.
CLE 53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CLE라는 낯선 클래스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기존의 메르세데스가 가지고 있는 “C클이에요, E클이에요?”라는 클래스 구분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CLE는 이제 갓 한 살을 넘긴 뉴페이스로 2023년 7월 글로벌 데뷔 후 국내에는 올 초 출시됐다. CLE는 국내에선 현재 CLE 200과 CLE 450 모델이 판매 중인데 각각 쿠페와 카브리올레 모델이 따로 있다. 전 세계적으로 쿠페와 카브리올레 시장이 점점 작아지자 메르세데스 벤츠는 기존의 C클래스 쿠페와 카브리올레, E클래스 쿠페와 카브리올레를 단종시키는 대신 CLE를 만든 것이다. CLE 200은 4기통, CLE 450은 6기통 엔진을 사용하고, 일반적인 내연기관보다 배터리의 크기를 다소 늘려 시동을 걸거나 차를 움직일 때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공통 사양이다. 전기차처럼 회생제동을 통해 에너지를 회수하기 때문에 약 5%의 연비 개선 효과를 낸다.
아직 한국 출시 전인 CLE 53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이 차는 CLE 라인업의 정점이다. CLE 450과 같은 6기통 엔진인데도 최고 출력이 68마력 더 높다. 마력뿐만 아니라 핸들링 감각도 다르다. CLE 450이 부드럽고 여유롭게 달린다면 CLE 53은 AMG답게 걸걸거리는 배기음을 토하며 저돌적으로 달린다.
성능 향상의 비밀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전기 컴프레서다. 엔진에 더 많은 공기를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기존 싱글 터보차저의 용량을 늘리고 전기 컴프레서를 장착했다. 덕분에 CLE 53의 부스트 압력은 약 1.5기압까지 올라간다. 두 번째는 에어로다이내믹 파츠의 추가다. 고속으로 달릴 때 다운포스를 증가시키는 에어 디퓨저와 바람을 이용해 브레이크 냉각을 돕는 쿨링 장치를 차체 하부에 더했다.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 덕에 운전자는 CLE 53의 449마력을 즐겁게 요리 가능하다.
생김새도 소소하게 다르다. AMG 특유의 세로형 ‘파나메리카나’ 프런트 그릴을 필두로 보닛 위의 에어 인테이크, CLE 53 전용 휠이 대표적이다. 지붕을 열었을 때 드러나는 시트도 기존 모델과 달리 세미 버킷 시트다. 역동적으로 달릴 때 몸을 조금 더 꽉 잡아주는 것은 물론 지붕을 열었을 때 날렵한 시트의 생김새 덕에 ‘나 좀 달리는 차야!’라고 어필하기에 충분하다. 참고로 CLE 53 인테리어에 쓰인 가죽에는 태양의 근적외선을 반사하는 특수 코팅을 입혀 여름철 지붕을 열고 다니더라도 시트가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막는다.
CLE 53을 타고 그림 같은 길을 80km가량 달려 도착한 곳은 ‘아스카리 서킷’이었다. 스페인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5425m 길이의 아스카리 서킷은 자동차를 사랑하는 부호들을 위한 프라이빗 서킷이다. 26개의 코너와 470m의 직선 구간은 최고 612마력을 뿜어내는 신형 ‘AMG GT 63 2도어 프로’(이하 GT 63)를 테스트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었다. GT 63은 자동차 문이 날개처럼 열리는 ‘걸윙 도어’를 최초로 장착한 ‘300SL’의 후손이자 메르세데스 벤츠 라인업을 통틀어 가장 빠른 모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GT 63은 평범한 운전 실력으로는 그 한계를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본격 ‘서킷 머신’이었다. 정지 상태에서 3.2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뛰어난 가속 성능보다 더욱 인상 깊은 건 지칠 줄 모르는 세라믹 브레이크의 제동 성능이다. 고속으로 서킷 코너를 공략할 땐 우수한 제동 성능이 필수다. 이 브레이킹이 주는 감각이 ‘과연 나를 사고의 문턱에서 보호해줄 만한지’에 따라 드라이버가 마음껏 밟을 수 있는 가속페달의 양이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나는 타이어가 갈려 나갈 정도로 강하게 브레이크를 연신 밟았다. 그 말은 그만큼 강하게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말이다. 핸들링 감각 역시 일관적이고 잘 느껴지는 편이라 서킷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 만족하며 운전을 즐기기 알맞다. 기존 모델이 성난 황소 위에 올라탄 것처럼 과격했다면 신형 모델은 잘 조련한 근육질 경주마 같은 인상이다.
“AMG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그게 제가 AMG에 20년 넘게 몸담고 있는 이유이자 우리 브랜드의 핵심이죠.” CLE 53과 GT 63을 연달아 소개한 메르세데스 AMG팀 엔지니어의 말이다. AMG 부서는 과거 고성능 튜닝업체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초기 단계부터 밀접하게 메르세데스 벤츠와 협력한다. 완성된 CLE 450을 가져다 몇몇 부품만 바꿔 CLE 53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CLE라는 모델을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깊이 관여했다는 뜻이다. CLE 53은 곧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성인 4명이 타기에 모자람이 없고 평소엔 세단처럼 달리다가 드라이브 모드만 바꾸면 금세 화끈한 주행 성능을 선보이는 오픈 에어링 모델은 현재 CLE 53밖에 없다.
MERCEDES AMG GT 63 PRO 4MATIC+

파워트레인 3982cc V8 가솔린 트윈터보, 9단 자동 | 최고 출력 612마력 | 최대 토크 86.6kg·m | 가속력(0→100km/h) 3.2초 | 가격(VAT 포함) 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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