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분위기 물씬'···시대에 맞춰 진화하는 '탄핵 집회'

'축제 분위기 물씬'···시대에 맞춰 진화하는 '탄핵 집회'

폴리뉴스 2024-12-11 18:08:43 신고

[폴리뉴스 임수진 기자]  10일 여의도 공원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시민 촛불 단체가 열렸다.

비상계엄과 탄핵 투표 불성립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분노는 계속 커져가고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분노하는 시민들 옆에는 K팝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투쟁가 대신 K팝이 울려 퍼지는 진풍경이 연출되면서 집회가 축제처럼 변화된 모습이다.

대학생과 젊은 청년 등 많은 2030세대 시민들이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시민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바라는 간절함 속에서도 흥을 잃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K팝이 나올 때마다 콘서트에 온 것처럼 환호하며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현장 분위기는 축제 그 자체였다. 일부 시민들은 입김이 나오는 추운 날씨에도 “너무 덥다”며 손 부채질을 하기도 했다. 음악 마지막 후렴 구간에는 다같이 촛불 파도타기가 진행됐다. 부스에 있던 관계자들도 싱글벙글 웃으며 리듬을 타며 음악을 즐겼다.

또한, 집회에 참여한 많은 시민들은 촛불 대신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의 응원봉과 함께 나왔다. 방탄소년단,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NCT, 블랙핑크, 에스파, 아이브, 뉴진스 등 인기 아이돌의 응원봉은 집회 현장을 가득 수놓았다.

유튜브 등에서 ‘집회 플레이리스트’가 공유되고 있기도 하다

축제같은 집회, 평화적인 집회에 외신 또한 주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집회가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시작됐다”고 전했고, BBC는 “(집회) 주최 측이 K팝을 틀자, 군중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흔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집회 참가자들이 K팝을 틀고 뛰면서 응원봉과 LED 촛불을 흔들어 댄스파티를 연상케 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세대교체와 민주주의 성숙에 따라 집회의 양상이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 청년들은 똑똑하고, 효율성을 강조하는 세대다. 이러한 특성이 최근 집회에서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며 “이들은 집회의 목적에 위배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집회를 축제처럼 즐긴다. 다른 사람까지 직접 참여하는 심리로 연결되면서 또다른 하나의 성숙한 집회 문화로 발전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교수는 “MZ세대들이 집회에 많이 참여하면서 구‧신세대가 함께 어우러진 평화로운 집회의 성격을 보여줬다”면서 “어둡고 공격적인 분위기도 (젊은 세대로 바뀌면서) 밝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띠게 됐다”고 덧붙였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1020세대가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현재 이들은 기존 세대의 집회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대하고 있다”며 “이들의 참여로 집회가 축제처럼 진행된다면 집회 참여율과 지속성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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