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받은 공범들, 마약 음료 학생들에게 주고 학부모 협박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기자 = 이른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의 주범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는 1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마약 음료 제조책 이모(27)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없다고 봤다.
이씨는 지난 2022년 10월부터 중국에 머무르며 국내외 공범들에게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이른바 '마약 음료'의 제조·배포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의 지시를 받은 공범들은 지난해 4월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마약 음료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료를 받은 학생 중 9명이 마셨고, 이들 중 6명은 환각 증상 등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들은 마약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들에게 연락해 돈을 뜯어내려고 했지만, 학부모들이 경찰에 신고해 실제로 돈을 받아내지는 못했다.
먼저 기소된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27)씨는 지난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8년이 확정됐다. 다른 공범 3명에게는 징역 7∼10년이 선고됐다.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지난해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공안에 검거돼 12월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이씨는 재판에서 길씨에게 친구로서 부탁했을 뿐 범행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씨가 길씨를 범죄집단에 가입하도록 했고 지시 사항을 전달해 범행을 수행하게 했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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