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가 11일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김정후 기자
[프라임경제] 메리츠화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한 MG손해보험 노동조합원들의 분노가 매각을 진행하는 예금보험공사로 향하고 있다. 다만 예보 임직원들도 같은 사무금융노조원이라는 문제로 비판에 대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11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MG손해보험지부는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리츠화재 우협대상자 지정을 규탄했다. 이들 노조는 지난 10월 메리츠화재가 공식 입찰한 이후 결사 반대를 표하며 금융위원회, 예보, 메리츠화재 본사 등에서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MG손보 노조가 예보 앞에 모인 이유는 예보가 매각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앞서 MG손보는 지난 2022년 4월 금융위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예보는 4차례 매각 시도에도 불발되자 인수사를 선정할 수 있는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우량 자산만 선별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허용했다.
업계에서는 이 P&A 방식이 MG손보 노조의 역린을 건드린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해당 방식에는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 또 맡은 회사마다 인력 감축을 단행했던 김용범 부회장의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라는 점도 적극적인 저항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MG손보 노조는 한발 더 나아가 매각을 진행하는 예보까지 문제 삼았다. 메리츠화재가 입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도 노조는 오는 16일 임직원 600여명과 함께 우협대상자 지정 규탄 및 철회 요구 총회를 예고했다. 또 단순한 규탄을 넘어, 계속해서 매각을 추진할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문제는 MG손보 노조가 법적 절차에 나서고, 임직원 수백명이 예보로 향한다면 결국 같은 사무금융노조원에 피해가 갈 수 있어 문제제기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MG손보와 예보 모두 사무금융노조에 소속돼 있다.
예보 노조 관계자는 "집회, 시위의 자유가 있고 표현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존중한다"면서도 "예보는 (매각 절차에 있어) 장을 만드는, 중재자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회사, 우리 조합원, 우리 노동자다. 우리는 주어진 업무를 다 한다"며 "(조합원이) 병원에 가는 등 난리도 아니다"고 부연했다. 이어 "문제는 고용 보장이 안된다는 점"이라며 "법적으로 고용승계에 대한 부분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MG손보 노조도 예보를 향해 비판의 화살을 날리고 있지만, 방향 설정에 있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김동진 사무금융노조 손해보험지부장은 "유재훈 예보 사장 임기가 이제 1년여밖에 남지 않았다"며 "이대로 떠나면 그 책임은 예보에 있는 노조원이 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력히 요구한다. 지금이라도 유재훈 사장이 나서서 (우협대상자 선정을) 무효 처리하고 제대로 된 계약을 진행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MG손보 매각의 향방이 메리츠화재로 윤곽이 잡혔음에도 연내 완료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제 인수절차의 첫단계라고 할 수 있는 기업실사에 들어가는데다, 승인을 내리는 금융위도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흔들린 금융시장 안정화를 우선에 둘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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