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올 시즌 프로농구가 초반부터 불미스러운 일들이 터져 나오며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감독의 욕설, 폭행과 더불어 이제는 학교 폭력 논란으로 시끄럽다. 분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가장 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는 구단은 고양 소노다. 소노는 지난달 10일 김승기(52) 전 감독이 서울 SK 나이츠와 정규리그 원정 경기 하프타임 때 라커룸에 들어와 김민욱(34)을 강하게 질타한 후 젖은 수건을 그의 얼굴로 강타해 물의를 일으켰다. KBL 클린바스켓볼센터엔 익명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소노는 자체 조사 후 급기야 KBL 재정위원회 회부를 요청했다. 구단이 선수 폭행에 따른 감독의 징계 여부에 대해 KBL에 재정위원회 개최를 요청한 건 소노가 처음이었다.
결국 김승기 전 감독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열린 제30기 제6차 재정위원회에서 2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소노는 김태술(40)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엔 김승기 전 감독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피해자 김민욱이 학교 폭력 논란으로 ‘가해자’ 신세가 됐다. 김승기 전 감독의 폭행 사건이 밝혀진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엔 김민욱이 대학 시절 운동부에서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폭로 글이 올라왔다. 또한 스포츠윤리센터와 KBL 클린바스켓볼센터에 같은 내용의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김민욱은 9일 KBS와 인터뷰에서 “후배 때문에 가혹행위를 당하자 화가 나서 그 후배를 엎드려뻗쳐 하게 한 다음에 옥상에 있는 아이스하키 채로 때린 적이 있다”며 학교 폭력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이에 소노 관계자는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오늘 오전 김민욱과 김태술 감독이 면담을 진행했다. 어느 정도 사실 확인을 했고, 구단은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빨리 정리를 한다는 입장이었다”면서 “계약서에 ‘선수가 사회적 물의나 구단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를 할 경우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구단은 조항에 맞게 김민욱에게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고 전했다.
지도자들의 잦은 폭언과 욕설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24일 김주성(45) 원주 DB 감독은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홈 경기 4쿼터 도중 47-74로 뒤진 상황에서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이후 외국인 선수 이선 알바노(28)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자 보드마카를 집어 던지며 욕설을 퍼부었다. 전창진(61) 부산 KCC 감독 역시 같은 달 21일 창원 LG와 경기에서 타임아웃 도중 비속어를 내뱉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에 KBL은 며칠 후 10개 구단에 ‘비속어 사용 주의’ 공문을 전달하면서 재발 방지에 나섰다. 지금은 폭언과 폭행이 용인되는 시대가 아니다. 서로 간의 상호 존중이 없다면 팬들의 비난과 실망은 더욱 커질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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