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동화이지만 청불입니다’, ‘소방관’ 스틸,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미디어캔
○관객 급감에 따른 개봉 연기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계엄령 사태가 벌어진 직후 주말인 6~8일 극장을 찾은 관객은 164만여 명으로, 181만여 명이 극장을 찾았던 전주(11월 29일~12월 1일) 대비 9.3% 넘게 감소했다. 특히 윤 대통령 탄핵이 부결된 토요일에는 12만 명이 넘게 줄었다.
‘위키드’ ‘모아나2’ ‘1승’ 등 성수기 연말 극장을 노린 한국 및 할리우드 영화들이 대거 극장에 걸렸지만, 혼란한 시국에 따른 어수선한 관객 마음을 극장으로 돌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24일 극장에 걸릴 예정이던 이레·진서연·손석구 주연 신작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 영화인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극장 관객이 대폭 축소된 상황과 맞물려 연말 대작들과 경쟁하긴 힘들다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코미디 영화 ‘동화이지만 청불입니다’도 주연 배우 박지현·최시원·성동일 등과 함께 12일 진행하려던 제작보고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다만 개봉일이 연내가 아닌, 내년 1월인 만큼 개봉일 변경에 대해선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
○연좌제도 아니고…‘소방관’ 파장
음주 운전 논란을 일으켰던 주연 배우 ‘곽도원 리스크’에도 불구, 박스오피스 1, 2위를 오가며 선전 중이던 영화 ‘소방관’은 이번 시국과 맞물려 예기치 않게 일부 누리꾼의 ‘불매 운동’ 타깃이 됐다. 영화를 연출한 곽경택 감독 동생이 ‘탄핵 반대’ 당론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표결 당시 본회의장을 이탈한 곽규택 의원(부산 서구동구)이란 사실이 온라인에 빠르게 퍼진 게 그 배경이다.
뜻밖의 파장에 대해 그러나 상당수 누리꾼과 관객은 “여러 스태프와 배우의 노고가 깃든 영화를, 누군가의 가족이란 이유 그야말로 비민주적인 ‘연좌제적 시각’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며 자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울러 ‘소방관’이 영화를 관람한 관객 티켓 1매당 119원을 2025년 개원 예정인 국립소방병원 설립을 위해 기부하는 ‘119 기부 챌린지’를 진행하는 등 소방관 처우 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점을 들며, 영화와 아무 관련 없는 외부 이슈로 진정성이 퇴색되면 안 된다는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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