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탄핵 정국 장기화 우려…고환율로 원재료 수입 부담 ↑

식품업계, 탄핵 정국 장기화 우려…고환율로 원재료 수입 부담 ↑

프라임경제 2024-12-10 17:40: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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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42원까지 뛰며 식품업계는 예고 없는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마스와 새해와 같은 연말 시즌 최대 성수기를 앞둔 상황에서 오히려 식품업계는 소비 침체와 매출 타격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 연합뉴스

서울 외환시장에서 주간 거래 종가는 1419.2원으로 이번 원·달러 환율 상승은 2년 1개월 만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은 라면, 치즈, 커피 등 각종 식품의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해서 제조하고 있기에 원·달러 환율 영향이 불가피하다.

유지류, 유제품, 카카오 등 일부 수입 원재료 가격은 이미 많이 올라 국내 식품기업에서도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농심, 오리온, 롯데웰푸드 등 이미 올해에만 굵직한 국내 식품기업 대부분이 가격을 인상했다. 노랑통닭, 롯데리아, 써브웨이 등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메뉴 가격을 올린 상황이다. 지난 11월 기준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 지수는 121.3으로 2020년 대비 21.3%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지수(114.4)보다 높은 수준이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식품·외식업체가 앞다퉈 가격 인상한 사례가 있기에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식품·외식업계 모두 물가 상승과 고환율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8년 전 대통령 탄핵 후에도 소비자 심리 지표가 떨어지고 민간 소비도 급락했다"며 "정치적 사태로 내수 부진이 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반등 기회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내년도 사업계획이 다 수립된 일부 식품기업은 탄핵 정국 장기화로 당초 계획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식품업계 A사는 원·달러 환율 1305원을 기준으로 원자재를 수입해 비축했다. 그러나 1430원대를 돌파하면서 A사의 당기수익이 약 118억원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A사 관계자는 "아직 전사적으로 대응책이 공유되진 않았지만,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다양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B사는 "내년 3월까지 사업계획을 다 수립했는데, 탄핵 정국으로 환율 변동성이 너무 커 현재 상황을 지켜본 뒤 사업계획을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식품기업이 원부자재 재고를 6개월 단위로 비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탄핵 정국이 6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국내 식품업계는 고환율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관계자는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 기업도 장기적으로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나면 결국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며 "일부 기업들은 환율이 더 오르기 전에 최대한 많은 원재료를 확보하려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되는 강달러 현상에 대비해 원자재 수급 안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고환율과 탄핵 정국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생존 전략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첨언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CJ제일제당과 삼양식품과 같은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린 식품업체들은 고환율에 대한 원자재 수입 부담을 해외 매출로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이들의 수출 과정 중 해외 거래 업체 쪽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물량을 줄이거나 거래를 주저하는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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