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미국통' 앞세워 한미재계회의 간 까닭

현대차가 '미국통' 앞세워 한미재계회의 간 까닭

머니S 2024-12-10 17:38:12 신고

3줄요약

트럼프 당선 이후 한국과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공식적인 첫 만남 자리가 마련됐다.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처브그룹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 주최 네트워킹 리셉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인협회 트럼프 당선 이후 한국과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공식적인 첫 만남 자리가 마련됐다.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처브그룹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 주최 네트워킹 리셉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인협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한국과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공식적인 첫 만남 자리가 마련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 경영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이번 미국 재계와의 만남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특히 미국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현대자동차로써는 이번 행사가 향후 경영 전략에 중요한 전초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경제인협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이날부터 2일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 35차 한미재계회의'를 개최한다. 대선 후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의 첫 공식적인 만남인 만큼 4대 그룹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 재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할 예정이다.

4대 그룹은 사장급 임원, 한경협에서는 류진 회장이 행사에 참석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 관련 인물들도 다수 참석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2기의 주요 산업 정책을 전망함과 동시에 '트럼프 인맥'을 쌓을 기회가 될 전망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와 탄핵 등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한국 패싱'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 이번 행사에서 국내 기업들의 활약이 실질적 국정 공백 상태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행사는 미국을 핵심 공략 시장으로 설정한 현대차에게 더욱 중요하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 정부 대관조직인 GPO(Global Policy Office)를 사업부급으로 확대 개편했다. 국내 기업 최초로 외국인 대표이사를 임명하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겨냥한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및 배터리 분야의 대중국 정책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중국 견제를 위해 관세를 인상하는 동시에 중국의 대미 직접 투자 유인을 확대하려는 변화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 현대차가 주목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

우선 멕시코산 자동차 제재 여부다.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자일 당시 멕시코를 우회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자동차를 막기 위해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했다. 제조국 별 차별 관세 적용이 아닌 일괄적으로 관세 부과를 결정할 시 연간 생산능력 40만대를 갖춘 기아 멕시코공장의 피해가 예상된다.

IRA 법안도 완전폐지 대신 변경에 초점 맞춰지고 있어 내년에 생산을 시작할 HMGMA(현대차그룹 조지아 신공장) 운영에 유리한 정책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IRA 법안의 주요 조항인 첨단 제조 세액공제(45X)과 투자 세액공제(48C)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 기관 요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30D) 조항에서 중국산 흑연의 사용을 예외조항 없이 금지할 경우 중국산 흑연에 70% 이상 의존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IRA 법안 내 조항들은 행정명령, 의회재검토(CRA) 등을 통해 삭제, 변경이 가능해 협상의 여지가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트럼프2기에 대응할 인사로 일론 머스크를 내세우고 있어 한국도 네트워킹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외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일론 머스크를 통해 공급망, 관세, 기술 협력 등 분야에서 보다 유연한 대중국 정책을 채택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차가 '미국통' 인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는 미국 외교관료 출신 성 김 고문을 사장급에 임명하며 트럼프 정부와의 네트워킹 강화에 나섰다. 외교관 출신 김일범 부사장, 외교전략기획관 출신 우정엽 전무 등 임원급 인사를 비롯해 미국 대관 전초기지인 워싱턴 사무소의 인력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미국 정가뿐 아니라 기업들과도 연대해 미국 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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