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파우치 논란’ 박장범 사장 취임...“공영방송 외면받을 것” 노조 총파업

KBS ‘파우치 논란’ 박장범 사장 취임...“공영방송 외면받을 것” 노조 총파업

투데이신문 2024-12-10 17:02:41 신고

3줄요약
10일 새로 취임한 KBS 박장범 사장 퇴진 요구 점거 농성에서 KBS 조합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을 ‘파우치’라 설명해 뇌물 수수 의혹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얻었던 한국방송(KBS) 박장범 신임 사장이 임기를 시작했다. KBS 측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하루간 파업에 돌입했다. 

KBS 박 사장은 10일 예정됐던 취임식을 취소하고 사내 게시판에 사전 녹화 영상을 올림으로써 취임사를 공개했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이하 KBS 본부노조) 조합원 약 700여명이 이날 오전 본관을 점거하고 퇴진을 요구하는 농성을 이어가면서다.

박 사장의 취임식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 KBS 본관 2층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조합원들의 점거와 농성에 6층 사장실에 들어간 뒤 불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30분으로 예정된 현충원 참배 역시 취소됐다.

그는 영상 취임사를 통해 “비상계엄 사태로 민주주의 질서와 헌법 가치가 위협받는 국정 혼란 상황에서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KBS의 주인인 국민만 바라보고 공영방송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파적·편향적인 인사, 보복성 인사나 징계, 편 가르기와 줄서기 문화는 이제 KBS에서 사라져야 한다”며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정혼란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보도와 방송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KBS 본부노조는 박 사장이 사장 후보자로 발탁됐을 당시부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지난 2월 7일 한국방송(KBS)의 대통령 특별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실을 가다’ 방영 당시 앵커를 맡았던 박 사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관련, ‘파우치, 조그마한 백’ 발언을 한 전적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10일 새로 취임한 KBS 박장범 퇴진 요구 점거 농성에서 KBS 조합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지난 11월 8일 1630명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소속 조합원을 대상으로 이뤄진 ‘KBS 사장 후보자 찬반 설문조사’에서도 ‘박장범 전 앵커가 제27대 KBS 사장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95.4%의 응답자가 적합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적합하다고 답한 이들은 4.6%에 불과했다.

응답자 중 95.5%가 박 전 앵커가 최종후보자로 발탁된 이유에 ‘파우치 대담 진행자 이력’을 꼽았고, 84.4%가 박 전 앵커가 사장 취임 시 KBS 보도 및 프로그램의 신뢰도, 공정성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이날 성명문을 통해 “박 전 앵커가 사장이 된 KBS는 앞으로 더 많이 망가질 것이고 더 많은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그는 지난 2016년 당시 사회2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박근혜 국정농단 보도를 축소하고 지연시킨 장본인”이라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사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방송 KBS의 자원을 도둑질해 내란수괴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내란 공범자들의 범죄 행각을 감추고 가리는 데 사용할 것”이라며 “명품백이 파우치로 둔갑했듯 내란 범죄가 통치 행위가 되고 내란 수괴는 구국의 결단을 내린 지도자가 될 것이다. 박 사장은 내란종범이 되기를 자처할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론인으로서의 품격과 자존심을 내팽겨친 이에게 우리는 하루도 국민의 방송 KBS의 수장 자리를 내어줄 수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항복하고 침몰하는 내란의 배에서 탈출하라. 시간을 끌수록 응징은 무거워진다”고 경고했다.

용산 방송을 거부한다는 문구가 적힌 KBS의 현수막. [사진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 박상현 본부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박 사장은 선임 과정에서 대통령실이나 권력기관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어 왔다”면서 “박 사장 취임 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용산 대통령실에서 박민 전임 사장에게 미리 교체 통보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조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와 관련해 고발을 해 둔 상태”라고 했다.

그는 KBS의 보도 신뢰도를 되살릴 방안에 대해 “현재 KBS의 보도 공정성을 망친 책임자들은 임명동의제 없이 임명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구성원들로부터 최소한의 검증과 지지를 받지 못 했다”며 “보도의 신뢰도를 살리기 위해서는 공정방송의 기본 장치인 임명동의제를 철저히 준수하고 공정방송위원회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 임명동의제는 단체협약, 편성규약 등을 통해 5대 국장(통합뉴스룸국장과 시사제작국장, 시사교양1국장, 시사교양2국장, 라디오제작국장)을 사장이 임명할 때 조합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지 못하면 지명을 철회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KBS의 뉴스 등 정규 프로그램은 절반 이상 축소될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쟁의 행위로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러 가지 강구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 파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