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단순히 실수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엄중한 사안"이라며 윤 대통령이 "정치적 자폭에 가까운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닌가"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정치적 파장이 계속될 것을 강조하며 "탄핵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총장은 앞서 지난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비상계엄 자막이 뜨길래 가짜 뉴스인가 했더니 정말이더라"며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을 4차례 발령한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 반대 투쟁으로 사형 선고까지 받은 바 있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옛날에는 계엄이 나면 잡혀갈까 봐 도망부터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 뒤 "한동훈 대표가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여당 대표가 저렇게 나오니까 안심이 돼 잠이 들었다"고 전했다.
진행자가 "대통령이 왜 이런 선택을 했다고 보냐"고 묻자, 유 전 총장은 "자포자기 심정 비슷한 것도 있고 지금 대통령의 정신 상태가 정상으로 보기가 좀 어려운 것 아닌가"라며 "정상적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군 병력의 국회 진입 시도와 관련해서도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며 당시 국민들이 목격한 상황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를 촉발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후 윤 대통령의 '2선 후퇴' 선언으로 국정 혼란이 빚어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현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탄핵이 아닌 방법으로 윤 대통령 사태를 풀기 위해 연일 당 중진 의원 회동,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있지만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헌법상 대통령이 직무를 중단하는 가장 명확한 절차는 자진 사퇴와 탄핵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윤 대통령이 자진 사퇴, 즉 하야를 결정한다면 과도기적 국정 운영에 따른 혼란은 즉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긴급 체포 등 사법부의 칼날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구속될 수 있는 하야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유 전 총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하야가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하겠나"라며 탄핵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