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경정에는 입상을 좌우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선수의 기량, 배정받은 모터의 성능, 배정받은 코스가 대표적이다.
6명이 출전하는 경정의 배정 코스를 자세히 보면 1번과 2번은 안쪽(인) 코스, 3번과 4번은 중간(센터) 코스, 5번과 6번은 바깥쪽(아웃) 코스로 구분된다. 그런데 현재 경정은 '진입고정방식(코스 경합 없이 배정된 코스로 이동하는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1턴 마크에 가까운 1번과 2번이 초반에 선두를 꿰찰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선수의 기량과 모터의 성능 차이에 따라 바깥쪽 코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코스별 입상 비율을 놓고 보면 결국 바깥쪽 코스보다는 안쪽 코스가 입상 확률이 높다.
올해 코스별 입상 결과도 마찬가지다. 1코스가 우세하다. 총 1683회의 경주 중에서 1코스에서 1위를 한 경우가 632회로 승률이 38%에 달한다. 2코스는 23%(381회 우승), 3코스는 17%(278회), 4코스는 13%(211회)의 승률이 나왔다. 특히 안쪽에 비해 중간 쪽의 승률이 눈에 띄게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깥쪽 승률은 더 낮다. 5코스는 8%(127회), 6코스는 3%(54회)에 그쳤다.
이처럼 경정에서 1코스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전반적인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된 부분을 꼽는다. 경정은 체력보다는 경기 감각이 매우 중요한 스포츠다.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해온 선수들과 신예 선수들은 훈련량부터 차이를 보인다. 결국 이는 기량 차이로 이어진다. 하지만 최근 신인급 선수들은 영종도에 있는 경정훈련원에서 기존 선배들보다 6개월 더 길게 훈련 과정을 거쳐 실전 경주에 출전한다. 그래서 신예 선수들도 1코스를 배정받았을 때 입상에 성공하는 경우가 예전보다 늘었다.
바로 직전 회차인 48회차의 경우가 좋은 예다. 5일 5경주에서 신인급 선수인 김채현(15기·B2)은 1코스의 유리함을 살린 기습 작전으로 초반 선두를 달렸다. 막판에 반혜진(10기·A1)에게 밀리기는 했지만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오랜만에 입상에 성공했다.
이어진 8경주에서도 역시 가장 막내 기수인 17기 박지윤이 1코스의 이점을 살린 절묘한 인빠지기 전법(1코스 선수가 1턴 마크에서 앞서다가 가장 먼저 선회한 후 그대로 다른 보트를 앞질러 나가는 기술)을 선보이며 선배들과 혼합 편성에서 첫 우승을 거뒀다.
또한 전문가들은 1코스가 유리한 이유로 모터를 언급하기도 한다. 지난 5월 29일 경정에 신규 모터가 투입됐고, 선수들은 이 새로운 모터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후 희비가 엇갈렸다는 것이다. 성능 좋은 모터가 입증된 선수들은 중간이나 바깥쪽에서 모터의 성능을 믿고 과감한 전개를 시도했을 확률이 높다. 이들의 입상 확률도 높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모터 성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선수들은 중간, 바깥쪽 코스에서 과감한 전개 시도를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 부분들이 뒤섞이면서 결과적으로 안쪽 코스 선수들의 입상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예상지 쾌속정의 임병준 팀장은 "같은 조건이라면 1코스가 입상권 진입에 높은 확률을 보이고 있다. 수치상으로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인지도가 부족한 하위급 선수라도 1코스에 성능 좋은 모터를 배정받는다면 충분히 이변을 낼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는 인빠지기 전법에 능한 선수들이 1코스에 배정을 받았을 때 후착은 2코스(208회·승률 33%)와 3코스(146회·23%)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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