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 공군·해군 기지 지키기 위해 외교적 협상 시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러시아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시리아 반군에 접근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금껏 시리아 반군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했지만, 아사드 정권 붕괴 후 입장을 바꿨다.
시리아에 위치한 해군과 공군기지를 지키기 위한 유화책이다.
러시아는 구(舊)소련 시절인 1971년부터 시리아 서부 해안 도시 타르투스에 해군기지를 운용하고 있다.
이 기지는 러시아가 지중해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또한 러시아는 지난 2015년 시리아 북서부 흐메이밈에 공군기지를 설치했다. 이 기지를 통해 러시아는 아프리카 지역에까지 작전 반경을 넓힐 수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지원해온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하고 반군이 정권을 잡은 뒤 시리아 내 군사기지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군사기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당사자와 연락 통로를 설치하는 등의 필요한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기지를 지키기 위해선 지금껏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했던 반군과 교섭에 나서겠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러시아의 달라진 태도는 관영 언론의 보도에도 반영되고 있다.
타스와 리아노보스티 등 관영 뉴스통신사는 반군의 주축인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을 테러리스트로 표현했지만, 최근 '무장세력'이라는 완화한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태도 러시아의 태도 변화에 반군도 호응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마스쿠스 함락 후 반군은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했던 이란 대사관에 침입해 약탈했지만, 러시아 대사관에선 별다른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기지를 지키기 위해 시리아 반군에 돈이나 석유, 천연가스 등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니콜라이 소코프 빈군축·비확산센터(VCDNP) 선임 펠로는 "러시아는 권력을 잡은 쪽과 대화하고, 권력을 잃은 쪽을 내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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