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만난 부쉐론 | 마리끌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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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끌레르 2024-12-10 09:30:00 신고

3줄요약
아이슬란드의 빙하가 연상되는 구조물로 꾸민 갈라 디너 이벤트 현장 내부.
부풀었던 파도가 모래 위로 부서지기 직전의 모습을 형상화한 ‘오포르트’ 브레이슬릿.

부쉐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Claire Choisne)은 보통의 하이 주얼리 표현법에서 벗어나 자신의 머릿속에 자리한 상상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어내는 데 능하다. 하이 주얼리를 선보이는 부쉐론의 행보가 늘 예상을 뛰어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 1월, 메종은전통 의례복의 장식 모티프를 오트 쿠튀르 방식으로 재해석한 이스뚜아 드 스틸(Histoire de Style) ‘더 파워 오브 쿠튀르(The Power of Couture)’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공개했고, 이어 7월에는 아이슬란드가 품은 원초적 자연의 모습, 그중에서도 물의 아름다움을 다채롭게 조명한 까르뜨 블랑슈(Carte Blanche) ‘오어 블루(Or Bleu)’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발표했다. 2024 까르뜨 블랑슈 컬렉션의 주제로 ‘물’을 선택한 클레어 슈완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물 자체의 원시적 아름다움을 오롯이 간직한 아이슬란드로 떠났고, 이 여정을 통해 탄생한 컬렉션과 아이슬란드의 경이로운 자연을 들고 서울을 찾았다.

얼음에 비친 검은 그림자에서 영감을 받은 ‘방키즈’ 이어링.
아이슬란드의 자연 풍경을 포착한 사진과 하이 주얼리를 나란히 전시한 전시장 내부.
아이슬란드의 자연 풍경을 포착한 사진과 하이 주얼리를 나란히 전시한 전시장 내부.

지난 11월, 2024 까르뜨 블랑슈 오어 블루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이 한적한 평창동의 어느 갤러리에서 열렸다. 빛을 차단한 어두운 공간에 들어서니 공감각적으로 구현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아이슬란드를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북유럽의 자연을 전문으로 촬영하는 독일 사진가 얀 에릭 바이더(Jan Erik Waider)가 아이슬란드의 자연 풍경을 포착한 사진과 이를 바탕으로 작업한 하이 주얼리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만난 작품은 폭포를 떠올리게 하는 ‘카스카드(Cascade)’ 네크리스. 클레어 슈완은 아이슬란드의 폭포를 마주한 순간 머릿속에 보디라인을 따라 유려하게 흐르는 네크리스를 떠올렸고, 이는 다이아몬드가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장엄한 네크리스로 탄생했다. 길이가 148cm에 달하는 네크리스는 부쉐론 아틀리에에서 제작한 가장 긴 하이 주얼리이기도 하다. 쏟아지는 폭포 다음으로 부서질 듯 거친 파도를 형상화한 ‘바그(Vague)’ 브로치, 검은 모래 해변 위 파도의 흰 포말을 그려낸 ‘오 당크르(Eau d’Encre)’ 브레이슬릿 등 아이슬란드에서 마주할 수 있는 물의 투명하고 거친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다채롭게 담았다. 부쉐론의 공감각적 구성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26점의 하이 주얼리를 모두 감상한 뒤 마주한 마지막 공간에서는 클레어 슈완과 아이슬란드 여정을 함께한 프랑스 음악가 몰레큘(Molécule)이 아이슬란드의 파도 소리와 자연의 리듬을 사운드로 제작해 반지 안에 담아 낸 ‘콰트로 5D 메모리(Quatre 5D Memory)’ 링을 만날 수 있다. 자연과 디자인이 하나 된 작품들에 시각적, 청각적 요소를 더해 마치 아이슬란드에 와 있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선사한 현장. 자연을 해석하는 클레어 슈완의 남다른 시각으로 완성한 2024 까르뜨 블랑슈 오어 블루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통해 메종은 다시 한번 그 창의성을 입증했다. 매해 하이 주얼리 세계의 새 지평을 여는 부쉐론의 다음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갈라 디너 이벤트를 즐기고 있는 배우 이정재.
우아한 모습의 브랜드 앰배서더 배우 한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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