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한화그룹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주식 거래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H2MEET 2024의 고려아연 부스. /사진=박찬규 기자
고려아연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목적에서 당사가 보유한 ㈜한화 지분을 한화에너지에 매각했다"며 "이러한 매각은 한화그룹과 원활한 협의를 거쳐 이뤄진 사안이고 거래 가격은 당시 시가에 따라 결정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은 상법 및 내부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 거래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방은 지난달 한화에너지가 고려아연 보유 ㈜한화 지분 7.25%를 인수한 것에 대해 MBK 측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한화에너지가 인수한 지분은 ㈜한화가 2022년 11월 주식 맞교환을 통해 고려아연에 넘겼다. 한화그룹은 고려아연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
MBK는 "고려아연 주주들은 물론 시장에서 (한화와의) 이면 합의 조건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고려아연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야 하는 한화 지분을 오히려 헐값에 넘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근거로 고려아연의 ㈜한화 지분 매각 가격(주당 2만7950원)이 2022년 취득가(주당 2만8850원)보다 낮다는 점을 들었다.
고려아연은 아무런 위법 요소가 없을 뿐 아니라 MBK의 적대적 M&A 시도로 지분 거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 MBK와 영풍 측의 약탈적인 적대적 M&A이 없었다면 애초에 이러한 지분 거래를 할 이유조차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MBK와 영풍 측이 제기한 한화그룹과 이면 합의는 명백하게 사실이 아닌 소설"이라고 못 박았다.
한화그룹도 이면 계약 의혹을 부인했다. 한화그룹은 설명자료를 통해 "거래 가격은 거래 당시 시가에 따라 결정됐다"며 "한화그룹은 이미 ㈜한화에 대한 확고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거래 배경에 대해선 "본건 주식 취득으로 그동안 학계·시민단체 등에서 문제를 제기해온 주식 맞교환 이슈(대주주가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 출자 없이 자사주를 우호적 제3자에게 처분함으로써 대주주의 우호 지분을 증대시킨다는 지적)를 해소해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한화 지분의 시장 매각 가능성을 해소해 소액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이면 계약 의혹을 부인했다.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선 "한화그룹은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 등 일련의 사건이 사업 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라고 고려아연과 사업 협력을 위해 지분을 계속 보유하기로 한 바 있다"며 "한화그룹은 현재 내년 임시 주주 총회의 의결권을 포함해 향후 의결권 행사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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