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세상의 나머지 절반을 기록한다…'여성사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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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세상의 나머지 절반을 기록한다…'여성사 한 걸음 더'

연합뉴스 2024-12-09 16:42: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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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상류층 문화를 해부한다…'귀족 시대'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여성사 한 걸음 더 = 정해은 외 45인 지음. 한국여성사학회 기획.

여성사를 연구하는 국내 학자 46명이 여성의 시각에서 한국과 동서양의 역사를 주제별로 기술했다.

여성 노동자, 여성 박물관, 이혼, 이주 여성, 자전거와 바지, 여성 노예에 대한 성적 착취와 저항, 일본군 위안부, 노동운동가 이소선, 여성 리더십, 조선의 후궁, 열녀, 비구니 연구 등 여러 주제를 통해 남성 중심의 역사 서술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의 일상을 조명한다.

현대 사회에서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과거에 유독 여성에게 금지됐던 행동들도 소개한다. 예를 들어 19세기 중후반 자전거 사용이 확대하던 시절 서구 여성은 복장 문제에 직면한다. 당시에 바지는 남성성과 권력의 상징이었고 여성은 자전거를 탈 때도 화려한 드레스를 입도록 사회적인 압박을 받았다.

그 때문에 많은 여성은 치마를 입고 자전거를 탔고, 자전거에 적합한 복장을 한때 택했던 여성도 다시 치마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어떠한 비난과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자전거를 타기에 합리적인 복장을 선택한 여성들이 있었다고 한다. 한 여성 사이클리스트는 "여성은 운 좋게도 팔은 따로 해서 입는 것이 허용됐는데, 두 다리는 왜 그렇게 입으면 안 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날카롭게 세태를 꼬집기도 했다.

푸른역사. 464쪽.

책 표지 이미지 책 표지 이미지

[대원씨아이. 재판매 및 DB 금지]

▲ 귀족 시대 = 임승휘 지음.

결투, 기사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그랜드 투어, 에티켓,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紋章) 등 귀족과 결부된 여러 의식이나 관습, 상징물 등을 통해 다각적으로 유럽 상류층 문화를 분석한다.

귀족에게 따라붙는 대표적인 수식어는 '블루 블러드', 즉 푸른색 피다. 인간의 피가 푸른색이라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지만 블루 블러드가 의미하는 것은 푸른 피가 아니라 피부 위로 비치는 청색 혈관, 즉 정맥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블루 블러드를 귀족의 상징으로 여기게 된 이유는 몇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이베리아반도에 살던 카스티야의 오랜 귀족 가문들은 자신들이 무어인이나 유대인과 섞인 적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피가 순수하다는 표시로 창백한 팔에 드러난 푸른 혈관을 중시했다고 책은 전한다. 아울러 전통 사회에서 검게 그은 피부는 농사와 같은 야외 노동의 결과로 여겨졌고, 창백한 피부는 햇볕 아래에서 힘들게 일할 필요가 없는 귀족의 상징으로 꼽혔다.

책은 귀족이 의복이나 음식, 에티켓 등으로 스스로를 다른 계층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분석한다. 중세 유럽인이 식재료가 땅에서 멀고 하늘과 가까울수록 고급스러운 것으로 간주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땅에서 자라는 채소는 등급이 낮은 식재료, 즉 가난한 농민의 몫이었고 나무에서 열리는 과일이나 하늘을 나는 새는 귀족의 것으로 여겨졌다고 책은 소개한다.

대원씨아이. 296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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