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자사주 대차거래로 경영권 방어 전략 모색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이 오는 12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사주 대차거래를 통한 경영권 방어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추천한 인사들이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최 회장은 자사주 12.27%를 우호 세력에 대여해 의결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고려아연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자사주를 제3자에게 대여할 경우 의결권이 부여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최 회장과 그의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지분은 총 17.5%에 불과해 이는 MBK 연합이 확보한 39.83%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자사주 대차거래를 통해 의결권을 확보하게 된다면, 최 회장 측의 지분율이 MBK 연합을 초과할 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국민연금이 보유한 4%의 지분이 MBK 연합에 유리하게 작용하더라도, 최 회장 측이 자사주 대차거래로 확보한 의결권으로 지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최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법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자사주 매입 당시 주주 가치 제고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는 MBK 연합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도 승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만약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활용한다면, 이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며, 자사주 대차거래도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뤄진다면 위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

최 회장이 이 같은 전략을 실제로 실행에 옮길 경우, 고려아연의 주주총회는 예상치 못한 갈등의 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사주 대차거래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때 최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겠지만, 법적 문제로 인해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문제를 넘어서 한국 시장 전반의 지배구조와 주주권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임시 주주총회는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전략의 시험대가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쟁점과 주주 간의 갈등은 향후 고려아연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그 결과가 고려아연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논의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전략은 단순한 기업의 내부 문제를 넘어,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업의 지배구조와 주주 권리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며, 이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 회장이 어떤 경영 전략을 펼칠지, 주주들과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고려아연의 주주총회는 향후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발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