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수회복 지연에 소비 미약”…탄핵정국에 장기화 우려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건설투자 위축 등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는 가운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통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치달은 탄핵정국까지 더해지면서 한동안 소비 침체, 내수 둔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12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건설업의 부진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국제 통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 8월엔 경기부진에 대해 ‘점진적으로 완화’, 9월 ‘다소 완화’, 10월 ‘점진적으로 완화’라는 표현을 썼다. 11월엔 ‘경기 부진 완화’란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달엔 경기 부진에서 나아지고 있단 취지의 표현은 없었다.

KDI는 특히 “상품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서비스소비도 완만한 증가세에 머무르는 등 소비는 미약한 모습”이라며 “건설투자의 부진이 심화되는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11월 소비자심리지수(100.7)는 기준치(100) 내외에서 등락했다. 숙박·음식점업(-1.2%),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0.6%) 등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에선 생산이 감소했다.

가뜩이나 길어지고 있는 소비 부진, 내수 회복 지연이 탄핵정국 장기화로 더욱 악화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건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물가(1.5%)는 상품물가(0.9%)를 중심으로 낮은 상승세에 머무르고 있단 점이다. KDI는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환율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신용시장은 안정세를 유지 중인 걸로 보고 있다.

건설투자의 경우 건축부문의 누적된 수주 감소로 부진이 지속되는 중이다. KDI는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수출은 ICT 품목의 양호한 흐름에도 불구, 그동안 높았던 증가세가 다소 조정되는 모습이다.

노동시장은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 여건이 완만하게 조정되고 있다. 10월 취업자 수가 전월(14만 4000명)보다 낮은 8만3000명의 증가폭을 기록하며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KDI는 설명했다.

KDI는 세계경제를 두고는 “미국의 양호한 성장세와 기준금리 인하로 완만한 성장 흐름이 유지되었으나, 글로벌 통상 여건의 악화 가능성 등 경기 하방 압력도 증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