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는 국왕 요구로 국방부 장관직에서 물러나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총리가 전격 사임했다.
9일(현지시간) AFP 통싱 등에 따르면 시아오시 소발레니 통가 총리는 이날 오전 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헌법에 따라 즉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통가 의회에서는 그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는 사임 의사를 밝히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AFP 통신은 그가 왕실과의 권력 투쟁을 벌이다 결국 총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해석했다.
통가는 입헌군주제 국가다. 통가 국왕은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었지만, 점점 권력을 줄여나가고 있다.
그러나 국왕과 그 아래 33명의 세습 귀족(족장)은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대표적으로 이들은 의회 26석 중 9명의 의원을 선출할 권한을 갖고 있다.
소발레니 총리는 33명의 세습 귀족 중 한명이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한 뒤 통가 재무부에서 일하다 2014년 총선에 출마해 처음 당선됐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부총리직을 역임하고 2019년 교육부 장관을 거쳐 2021년 총선에서 총리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부패 의혹, 공약 불이행 등을 이유로 불신임 투표에 올라갔고, 부결돼 총리직을 유지했다.
이후 소발레니 총리와 왕실 간 갈등이 시작됐다. 지난 3월 투푸 6세 국왕은 소발레니 총리에게 겸직하던 국방부 장관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고, 소발레니 총리는 위헌이라며 이를 무시했다.
하지만 국왕을 모욕했다는 공격을 받아 결국 국방부 장관에서 물러나야 했고, 그 뒤로 왕실의 신망을 잃어 총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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