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후보 마하마 전 대통령, 연임 실패 후 3번 도전 끝에 재선 성공
집권 여당 후보, 조기에 패배 선언…총선도 야당 과반 승리 전망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서아프리카 가나의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패배하면서 8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제1야당 후보이자 2012년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존 드라마니 마하마(66) 전 대통령은 2016년 연임 실패 후 세 번의 도전 끝에 대통령직 복귀에 성공했다. 1992년 헌정 복귀 이후 가나 역사상 연임에 실패했던 대통령이 이후 다시 선거로 대통령직에 복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집권 여당 신애국당(NPP)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 마하무두 바우미아(61)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며 상대 후보인 마하마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
전날 총선과 함께 치러진 대통령 선거의 공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바우미아 부통령은 개표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해 미리 기자 회견을 열고 패배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후 제1야당 국민민주당(NDC) 후보 마하마 전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늘 아침 우리 형제 바우미아 부통령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다"면서 가나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대선 승리가 확실시된 마하마 전 대통령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가나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이후 2016년 대선에서 연임에 도전했으나 나나 아쿠포아도 현 대통령에게 패배해 대통령 자리를 내줬다.
직전 2020년 대선에도 출마했지만 재차 아쿠포아도 대통령에게 패배했으며, 이번에 세 번째 도전 만에 재선에 성공했다.
마하마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물가 급등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 금융으로까지 이어진 국가 채무 불이행 사태 등 가나의 극심한 경제난에 분노한 표심을 등에 업고 여론조사에서부터 앞서 나갔다.
지난해 채무 불이행 사태로 IMF로부터 30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은 가나에서는 올해 들어서도 20%가 넘는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하락, 실업난 등 경제 위기가 이어지면서 정권 심판론이 커졌다.
마하마 전 대통령은 경제 위기 해결을 위해 IMF와 맺은 구제금융 협정의 일부 재협상 및 젊은 유권자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인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으로 걸었다.
마하마 전 대통령의 NDC는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도 여당인 NPP를 누르고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NDC 대변인은 이날 당이 자체적으로 집계한 사전 선거 결과에 따르면 NDC가 국회 의석 276석 중 185석을 차지해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우미아 부통령도 대선 패배 기자회견에서 NDC가 총선에서도 승리했다면서 "가나 국민이 선거로서 말을 했고, 국민은 지금으로서 변화에 투표했다. 우리는 이를 겸허히 존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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