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젤렌스키와 회동…"우크라도 협상 원해·中이 도울 수 있어"
크렘린궁 "푸틴, 협상에 늘 열려…조건은 이미 제시"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프랑스를 방문중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아침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와 우크라이나 전쟁 간 연관성을 지적하며 푸틴 대통령을 압박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사드의 보호자였던 블라디미르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는 더는 그를 보호하는 데 관심이 없었다"며 "그들은 우크라이나 때문에 시리아에 대한 모든 관심을 잃었다"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절대 시작돼서는 안 됐을, 영원히 지속될 수도 있는 전쟁"이라며 이곳에서 "약 60만명의 러시아 군인이 다치거나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리아 정권을 후원한 러시아와 이란에 대해 "한쪽은 우크라이나와 경제 악화로, 다른 쪽은 이스라엘과의 분쟁 탓에 약화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마찬가지로,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와 우크라이나는 협상을 통해 이 광기를 멈추고 싶어 한다"며 "그들은 터무니없이 40만 명의 군인과 더 많은 민간인을 잃었다"고 적었다.
이어 "즉각적인 휴전이 이뤄져야 하고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며 "너무 많은 목숨이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고 너무 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있으며 이대로 계속된다면 훨씬 더 큰, 훨씬 더 나쁜 상황으로 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나는 블라디미르를 잘 알고 있다. 지금은 그가 행동할 때다"라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을 향해서도 "중국이 도울 수 있다.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며 러시아를 설득해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파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당선 뒤 처음 회동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두 정상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주선으로 약 30분간 만났다.
회동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 국민과 현장 상황, 그리고 정의로운 평화에 관해 이야기했다"며 "우리는 이 전쟁이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정당한 방식으로 종식되길 원한다"고 적었다.
또 "우리는 계속 협력하고 계속 소통하기로 합의했다. 힘을 통한 평화는 가능하다"며 미국이 전쟁 종식을 위해 러시아 측에 영향력을 행사해주길 기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러시아 측은 트럼프 당선인의 휴전 요구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돌렸다.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 측이 협상을 거부했고, (지금도) 거부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협상에 항상 열려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우크라이나가 특별령으로 러시아 지도부와 접촉을 금지했다며 협상이 되려면 이를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 입장은 잘 알려졌고 적대 행위의 즉각 중단을 위한 조건은 푸틴 대통령이 이미 제시했다"면서 평화 협상은 2022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중단된 협상과 현재의 전장 현실에 기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달 뒤인 2022년 3월 우크라이나의 중립을 골자로 하는 평화 협상이 튀르키예의 중재로 이스탄불에서 열렸으나 타결은 불발됐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러시아군 손실 규모는 우크라이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며 "실제로는 우크라이나의 손실이 러시아보다 몇 배나 더 많다"고 반박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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