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전주)] 패했지만 패하지 않았다. 서울 이랜드의 2024시즌을 정리하는 말이다.
서울 이랜드는 8일 오후 2시 25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전북 현대에 1-2로 패배했다. 총합 스코어 2-4로 패배한 서울 이랜드는 승격에 실패했다.
전반 브루노 실바가 골로 앞서가면서 총합 스코어 동점을 만든 서울 이랜드는 후반에도 대등한 흐름을 유지했지만 티아고에게 실점했다. 변경준, 이준석, 정재민 등 가용 가능한 공격 자원을 모두 투입하고 오스마르까지 올렸다. 이준석이 김태환과 함께 퇴장을 당한 가운데 문선민에게 실점, 결국 1-2로 패하면서 총합 스코어 2-4로 졌다.
서울 이랜드는 승격에 실패했지만 절대 ‘패자’는 아니었다. 지난 2014년 호기롭게 기업구단 창단을 한 서울 이랜드는 K리그2에서 남다른 투자를 하면서 바로 승격을 노렸다. 그런데 부침이 길어지더니 무려 10년 동안 플레이오프조차 가지 못했다. 수도를 연고로 하는 구단인데 K리그2에만 머물렀고 많은 문제까지 나오면서 이대로 발전하지 못하는 듯했다.
창단 10주년을 맞아 김도균 감독을 선임하고 구단 내부, 선수단에도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서울 이랜드는 K리그2를 뒤흔들었다. 수비는 아쉬웠고 연승을 쭉 이어가지 못한 건 타격이 컸지만 최종 3위를 해 창단 10주년에,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전남 드래곤즈를 기적적으로 꺾고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라 전북을 상대했다.
최종 스코어에서 밀려 패했지만 서울 이랜드 팬들 누구도 비판을 하지 않았다. 이날 서울 이랜드 팬들은 1,300명 정도 원정석을 채웠다. 원정 버스를 타고 온 300명과 현장에서 합류한 1,000명이 전북 홈 팬들과 맞서 응원전을 펼쳤다. 일당백 모습을 보여주면서 추운 날씨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응원을 보냈다.
경기 종료 후 원정석을 찾은 서울 이랜드 선수들 앞에서 팬들은 걸개를 내걸었다. 비판하거나 조롱하는 걸개가 아닌 “죽어도 서울 이랜드”, “고개 들자, 새로운 역사를 쓴 그대여”, “덕분에 행복한 1년이었습니다” 등 훈훈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서울 이랜드 팬들의 진심에 박민서 등 몇몇 선수들은 그라운드부터 라커룸까지 계속 대성통곡을 했다는 후문이다.
김도균 감독도 2024시즌을 실패로 보지 않았다. 더 발전할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만든 계기로 평가했다. 좌절의 역사만 이어지던 서울 이랜드는 창단 10주년에 확실히 달라졌고 2025년, 창단 11주년이 되는 해엔 더 성장해 마침내 그토록 꿈꿔왔던 K리그1에 더 다가가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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