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끔찍한 생각이야!"…성난 여론에 놀란 MLB, 황금 타자 도입 '없던 일로'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을 뜨겁게 달군 이슈 중 하나인 황금 타자(Golden At-Bat) 논란이 해프닝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8일(한국시간)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지난 7일 이탈리아계 미국 야구재단 행사에 참석, 황금 타자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보도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황금 타자 논란에 대해 메이저리그 구단주들 간의 "매우 예비적인 대화"이며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앞서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3일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황금 대타 아이디어 제안을 보도했다. 

디애슬레틱은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구단주 회의 중에 황금 대타 아이디어가 화제에 올랐다고 소문을 냈다. 파격적인 안에 어떤 반응이 나올지 확인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황금 타석은 경기당 팀마다 단 한 번 해당 타순과 선발 출전과 관계없이 대타를 자유롭게 쓰도록 하는 아이디어다. 현재 미국 독립리그에서 시범적용 중이다.

황금 타석 규정이 적용된다면 양 팀은 경기 중 한 차례씩 타순, 선발 출전 여부와 관계 없이 팀 내 가장 강한 타자를 대타로 투입할 수 있다. 이를 테면 9회 무사 만루와 같은 클러치 상황에서 원하는 타자를 기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메이저리그는 야구가 지루한 스포츠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젊은 팬들 유입을 위해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황금 타석이 메이저리그에 등장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구단주 회의에서 관련한 얘기가 나왔지만, 도입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황금 타석 자체가 오히려 야구의 재미를 반감 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팬과 선수들 사이의 여론도 호의적인 목소리를 찾아 보기 어렵다.



무명의 백업 선수가 게임을 지배하는 한방을 때려내는 스토리가 실종되는 것은 물론, 지난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9회 2사 후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와 미국 마이크 트라웃의 투타 맞대결 등 승부처도 인위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다. 

빅리그 통산 476경기에 등판해 116세이브를 챙긴 보스턴 레드삭스의 베테랑 투수 리암 핸드릭스는 황금 타석 도입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끔찍한 생각이다. 야구의 본질을 바꾸고 있다"며 "투구와 수비보다 공격이 훨씬 치중되게 된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통산 709경기 등판 354승을 챙긴 레전드 로저 클레멘스 역시 개인 SNS에 "현실이 될 수 없다"라고 황금 타석 도입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뉴욕 양키스를 전담으로 맡은 방송인 마이클 케이는 "위대한 게임(야구)의 침식을 막을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며 황금 타석 도입을 지지하는 소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일단 황금 타석 도입은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선을 그은 만큼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 앉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앞서 지난 7일에도 "나는 황금 타석 도입을 특별히 지지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며 "지금은 대화 단계이며 실제 메이저리그에 도입되기까지 정말 긴 여정이 남았다. 이 아이디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얘기했다.

사진=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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