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편히 못 모시고 대통령 보좌 못한 책임"…尹최측근·'충암파' 분류
탄핵안 국회 표결 이틀 앞두고 물러나…'이태원 참사' 탄핵기각 후 1년 5개월 만
"尹, 국정 관여 안해" 韓 약속에도 인사권 행사…행안부, 차관 대행체제 전환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이상서 기자 =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위기에 내몰렸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면직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 장관의 사의 의사를 수용했다고 행안부가 밝혔다.
하지만 이날 "윤 대통령이 조기퇴진 전이라도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대국민 담화문이 나온 뒤 얼마 되지 않아 국무위원 면직이라는 대통령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장관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국민 여러분을 편하게 모시지 못하고 대통령님을 잘 보좌하지 못한 책임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제 장관의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국정 공백과 혼란이 생겨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이제 한 사람의 평범한 국민으로 돌아가 자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에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회 긴급현안 질의에 출석해 위헌·불법 비판을 받았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보고했고, 10일 국회에서 표결이 예정돼 있었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행안부 장관에 취임해 지금껏 자리를 지켜온 대표적인 장수 장관이다.
그는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으로 야권에 의해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바 있다.
작년 7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기각되며 업무에 복귀했으나, 결국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1년 5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 4년 후배다.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를 수행한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함께 이른바 '충암파'로 불린다. 그는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후배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이 대권에 도전했던 2022년에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경제사회위원장을 맡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대외협력 특보를 맡아 새 정부 출범을 준비했다.
이 장관 사퇴로 행안부는 당분간 고기동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고 차관은 이날 오후 소속 실·국장과 기관장 등이 참여하는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실·국별 주요 현안을 점검했다.
그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며 "엄중한 시기임을 감안해 공직이 중심을 잡고 매 순간 맡은 바 소임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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