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국가정보원 전 1차장 후임으로 오호룡 특별보좌관이 임명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자신의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발표하기 전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국정원은 8일 "오호룡 신임 1차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국정원 공채로 임용됐다"고 밝혔다.
이어 "임용 후 30여 년간 해외 정보 수집, 대외 협력 등 해외 분야 업무에만 종사한 순수 정보맨"이라며 "풍부한 현장 경험과 지휘 역량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안보 이슈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홍 전 차장은 앞서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통화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홍 전 차장의 후임 인사는 같은 날 이뤄졌다.
아울러 홍 전 차장은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으며, 지시에 불응해 윤 대통령의 경질 지시를 전달받고 사직서를 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조 원장은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국정원은 이날 별도 공지를 통해 "계엄 해제 이후 홍 전 차장은 현 상황을 감안할 때 국정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하는 게 좋겠다'라고 말했다"며 "국정원장은 이러한 언행이야말로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시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해 대통령께 교체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태용 국정원장은 계엄이 발표된 지난 3일 밤부터 관련 보도가 나온 6일 오전까지 나흘 동안 홍 전 1차장이 주장하고 있는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가 있었다는 그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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