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 상황 고체연료 ICBM, 27년만에 손상…수백 기 사용 못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 과학자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예상보다 빨리 노후화한다면서 이 때문에 미국 등이 시험발사에 실패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시안의 고체로켓추진 국가중점실험실은 ICBM 고체연료를 최대 1년 동안 고온에서 가속 노후화 처리해 테스트한 결과를 담은 논문을 지난달 말 중국추진기술저널에 실었다.
친펑쥐 수석 엔지니어가 이끄는 실험실 연구팀은 과염소산암모늄과 알루미늄 분말, 탈수산화부타티엔(HTPB) 등으로 구성된 고체연료 ICBM에 초점을 맞춰 실험을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보관 후 30년 이내에 ICBM 연료들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 로켓이 비행 중 하중을 견딜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오래된 추진제는 일반적인 보관 때는 안정적이었지만 고압 상태에 놓이게 되면 훨씬 부서지기 쉽다는 것을 발견했다.
친 엔지니어는 동료 평가를 거친 논문에서 "엔진 작동 중 추진제가 압력 하중을 견뎌낼 수 있는 능력은 추진제 입자의 구조적 무결성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연구 결과 고압 상황에서 유연성은 불과 27년 만에 손상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보관 조건에서 보통 미사일 연료는 160년 이상 안정적 상태를 유지한다.
그는 "고체연료의 구조는 복잡하고 일부 부품은 미사일 본체에 꼭 맞아야 하며, 추진제는 고압 상황에서 양호한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발사 중 발생하는 약 6MPa(메가파스칼)의 압력은 노후화한 추진제를 급격히 파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최근 몇 년간 잦은 점화 및 발사 실패의 근본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면서 전 세계 ICBM 수백 기를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 ICBM 미니트맨3가 비행 중 이상이 발생해 폭발했고 약 두 달 뒤 영국 해군의 미국제 트라이던트2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도 실패했다. 이 두 미사일은 미국과 동맹국들 핵 억제력의 핵심이다.
중국은 핵무기 보유량은 미국이나 러시아보다 적지만 극초음속 무기를 포함해 비교적 신형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고 SCMP는 짚었다.
중국은 지난 9월 둥펑(DF)-31AG를 태평양으로 시험발사했다. 중국이 태평양으로 ICBM을 시험 발사한 것은 1980년 둥펑-5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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