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밀레이 1년] 원조 귀환에 힘받는 '아르헨 트럼프'…美에 더 밀착 예고

[아르헨 밀레이 1년] 원조 귀환에 힘받는 '아르헨 트럼프'…美에 더 밀착 예고

연합뉴스 2024-12-08 08:00: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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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집권 트럼프 가장 먼저 만나…"국제무대서 트럼프 특사처럼 행동" 지적도

美에 IMF와의 협상 지원 요청 가능성…트럼프 측도 "밀레이 정책 지지"

미국 보수파 정치행사에서 연설하는 밀레이 대통령 미국 보수파 정치행사에서 연설하는 밀레이 대통령

[부에노스아이레스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표적인 '닮은 꼴' 정치인으로 꼽힌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직설적인 언변과 괴짜 같은 외모, '파격적인' 정책 등이 트럼프 당선인을 연상하게 한다는 평가가 많다.

집권 2년 차에 들어가는 밀레이 대통령은 내년 1월 미국에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성향이 비슷한 트럼프 정부와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며 경제난 극복에 박차를 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1기 정부 시절 아르헨티나 우파 정부가 미국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나랏빚 해소에 도움을 받으려 한 전례가 있다.

이를 복기할 때, 밀레이 정부는 그간의 '친미(親美) 행보'를 더 강화하면서 실리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밀레이 대통령은 서방과의 관계 강화에 외교 정책의 무게중심을 둬왔다.

그는 대선 유세 과정에 공개적으로 중국과 브라질, 공산당과 좌파에 대해 비판하고 친미국·친이스라엘 대외정책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최근 들어 밀레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 다소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기본적으론 서방과의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는 게 현지 일간 클라린과 라나시온 등의 분석이다.

특히 미국과의 밀착 외교는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으로 더 심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달 5일 미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을 가장 먼저 만난 외국 정상이기도 하다.

트럼프(오른쪽 2번째), 머스크(왼쪽 2번째) 만난 밀레이(가운데) 트럼프(오른쪽 2번째), 머스크(왼쪽 2번째) 만난 밀레이(가운데)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제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지난 달 14일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로 달려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당시 두 사람은 다양한 분야에 대해 논의하며 대체로 서로의 의견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아르헨티나 매체들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밀레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당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 코드를 맞추고 있다는 움직임은 최근 다자회의에서도 일부 감지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달 18∼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후 위기론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정상 공동 선언문에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취지의 문구를 넣는 것에 반대 의견을 냈다고 브라질 매체 G1은 전했다.

이는 기후 위기론을 '거짓말'이라고 일축해 온 밀레이 대통령 개인 소신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정상회의 준비 과정에선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기류를 바꿨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막후 영향력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기후 위기를 '사기'라고 주장해왔다.

스페인어권 매체 엘파이스는 아르헨티나가 부유세 과세 등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면서 "브라질 외교가에서 밀레이 대통령이 마치 트럼프 특사처럼 행동한다는 우려를 보인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브라질에서 열린 G20 참석한 밀레이 대통령 지난달 브라질에서 열린 G20 참석한 밀레이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 이념에 따른 것일 수도 있으나, 경제난 극복을 위한 미국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440억 달러(57조원 상당) 규모 구제금융 지원을 받는 상황에서 IMF에 강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 정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아르헨티나 정부 일각에서 관찰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실제 밀레이 정부는 IMF와 상환 요건 및 시기 등 조정을 위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앞서 우파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전 정부 역시 경제 위기 속에서 트럼프 1기 정부와의 관계 강화를 기반으로 구제금융 규모 확대나 추가 대출 승인 등에 도움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도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좌파 성향으로 이념적 결이 다른 점을 고려하면, 아르헨티나와의 파트너십을 더 수월하게 여길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둘째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는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개최한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 참석, "아르헨티나와 미국은 과거의 재앙을 없애고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하고 있다"며 밀레이 대통령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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