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송파, 장인영 기자) 가수 로이킴이 '사랑'으로 연말을 수놓았다.
7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로이킴의 단독 콘서트 '로이 액츄얼리(Roy actually)'가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6~8일 사흘간 진행되며 예매 오픈 이후 빠르게 전석 매진을 기록, 로이킴의 굳건한 흥행 파워를 보여줬다.
그동안 콘서트 타이틀에 어울리는 콘셉트를 추구해 관객들에게 호평 받아온 로이킴인 만큼, 올해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연상시키는 공연명 '로이 액츄얼리'에 걸맞게 사랑에 대한 탐구와 다양한 이야기를 선보였다.
로이킴은 숱한 대표곡이 아닌 '오늘 밤만큼은', '잘 있었나요 그대', '날 사랑한다면'과 같은 수록곡 무대로 둘째 날 공연의 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그는 "대학축제나 페스티벌 다닐 때는 항상 히트곡 메들리를 선보이다 보니까 저도 팬분들도 수록곡을 부르고 들을 일이 없더라. 제 콘서트니까 제가 부르고 싶은, 사랑에 연관된 노래들을 불러봤다"고 소개했다.
데뷔 11년 만에 핸드볼경기장에 입성한 로이킴은 "핸드볼경기장에서 공연을 하는 건 처음이라 멋지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정말 오랜 시간 준비했다"며 "근데 여러분이 매진을 시켜주고 그러니까. 좋아서 실실 웃으면서 준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첫콘, 중콘, 막콘 중에 언제 와야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있더라. 걱정하는 시간이 아깝다. 그냥 3일 다 오시면 될 거다. 제 공연 오시는 한 분 한 분이 다 소중하기 때문에 목 아끼는 날은 없다. 오늘도 아끼지 않고 다 쏟아내고 갈 것"이라며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로이킴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를 담아낸 신곡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을 비롯해 노년 부부의 사랑을 그린 '할아버지와 카메라', 어릴적 추억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어른으로', 세상 떠난 반려견을 위한 '홈(HOME)' 등 이성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소중한 존재들의 사랑을 다방면으로 풀어내며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특히 '사랑'을 주제로 로이킴이 직접 대본과 내레이션, 연기에 참여한 VCR이 한 편의 영화 같은 스토리로 그려지며 '그때 헤어지면 돼', '우리 그만 하자', '그때로 돌아가', '잘 지내자, 우리' 무대 도중 적재적소에 등장하며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이에 더해 현란한 색소폰 연주와 밴드 사운드를 활용해 콘서트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한 현장감으로 보고 듣는 재미를 극대화했다.
미발매곡인 '그대의 두 눈을 보고 말하고 싶어요'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는데, 로이킴은 짝사랑을 다룬 곡이라 소개하며 "근데 저는 짝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제가 점 찍은 상대가 무조건 넘어와서 그런 게 아니라 제가 호감 가는 만큼 상대방이 저한테 호감을 내비치지 않으면 항상 포기한다. 용기 없는 사람이라 짝사랑을 그동안 해보지 못했다"고 털어놓으며 "저랑 친한 분이 자신의 짝사랑 얘기를 해주는데 너무 슬픈 거다. 노래를 한 번 써보면 좋을 것 같아서 만든 곡"이라며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깃든 노랫말로 여운을 극대화했다.
절절한 사랑뿐만 아니라 '문득', '예뻐서 그래', '봄봄봄',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위 고 하이(WE HO HIGH)', '나만 따라와' 등 설렘을 유발하는 섬세한 보컬과 함께, 로이킴은 직접 응원법을 알려주기도 하며 팬들과 무대 위에서 하나가 됐다. 아울러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아이유 '러브 윈즈 올(Love wins all)' 등 커버 무대까지 선보이고 다채로운 세트리스트를 자랑했다.
이번 '로이 액츄얼리'는 로이킴에게 '입덕'해야 하는 이유를 약 180분으로 축약해 놓은 현장이었다. 모두가 휘몰아친 로이킴의 매력에 헤어나오지 못할 즈음 그는 "이젠 (공연이) 끝날 때가 된 것 같다. 아쉬운 분들도 있겠지만 공연이 끝났으면 하는 분들도 있을 거다. 난 되게 객관적인 사람이다"라고 너스레를 떠는 여유까지 보여줬다.
로이킴은 "제가 생각하는 사랑은 무엇인지 생각을 해 봤다. 첫눈에 반할 때도 있고 만난지 얼마 안 됐는데 베스트 프렌드가 되기도 하지만 돌아보면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랜 시간 함께한 사람들이다. 시간이라는 개념이 저한테는 정말 중요하다. 밴드 멤버들도 10년 넘게 무대에서 함께하고 있다. 10년 이상 본 팬들도 있는데 함께 늙어가는 게 짠하기도 하다. 표현을 많이 못했지만 오랜 시간 곁에 있어준 팬들과 밴드 멤버들,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로이킴은 "올해는 핸드볼(경기장)에 와 있지만 내년에는 핸드볼에 못 올 수도 있지 않나. 혹은 더 큰 공연장에 갈 수도 있다. 차치하고 저는 지금 이 순간의 감사함에 집중하고 싶다. 너무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 여기 공연 오신 분들만큼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요즘 또 정신 없지 않냐. 이렇게 오셔서 저를 위해 목소리도 크게 내주시고 위로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관객들의 뜻깊은 슬로건 이벤트에 화답한 로이킴은 '봄이 와도', '푸르른 마음'으로 알찬 앙코르까지 선사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웨이크원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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