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순이익 기준 카드업계 1·2·3위를 달리고 있는 'BIG3' 카드사인 신한·삼성·KB국민카드가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양사 모두 올해 준수한 실적을 올렸음에도 당장의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방점을 둔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9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6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통해 KB국민카드의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김재관 KB금융지주 재무담당(CFO) 부사장을 추천했다.
1968년생인 김 후보자는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KB국민은행에서 중소기업고객부장, 기업금융솔루션 본부장, 경영기획그룹대표 부행장을 거쳐 KB금융지주의 재무담당(CFO) 부사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KB금융 대추위는 김 후보자에 대해 "그룹내 주요 핵심직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면서 “기민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전환을 주도하는 속도감있는 '실행력'을 통해 ‘1등 카드사’로의 도약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경영관리 역량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도 지난 5일 신한카드 새 대표이사 후보에 박창훈 신한카드 본부장을 낙점했다.
1968년생인 박창훈 후보는 1993년 신한카드의 전신인 LG카드에 입사해 빅데이터 마케팅 팀장, 신성장본부장, 페이먼트 그룹장 등을 거쳤다. 또한 그는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와 마찬가지로 카드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본부장에서 대표에 오르는 첫 사례로 남게됐다.
신한금융은 그의 선임 배경에 대해 "박 후보자의 신사업 추진 역량이 신한카드를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시키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달 2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김대환 현 대표 대신 삼성벤처투자 김이태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1966년생인 김이태 신임 대표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 출신으로 2016년 삼성전자 합류 후 글로벌커뮤니케이션그룹장, 대외협력팀장 등을 거쳤다. 김 후보자 역시 신한카드의 박창훈 대표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데이터 혁신에 기반한 새로운 사업영역으로의 확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삼성카드는 설명했다.
당초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준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카드사 대표들의 연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이를 두고 카드업계에서는 당장의 실적에 만족하기 보다는 새 먹거리를 발굴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행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카드업계는 12년 연속 이어진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신용판매 수익 감소, 핀테크의 간편결제 시장 진출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 가장 어려운 시기에 직면해 있다. 즉, 카드산업의 업황 악화에 따른 체질 개선의 분위기가 엿보이는 인사라는 것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경우 자경위에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바람이 바뀌면 돛을 조정해야 한다' 라는 격언을 인용하며 "불확실한 미래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내부의 근원적인 혁신과 강력한 인적쇄신 및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 역시 김대환 대표 역시 임기가 1년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는 지난 2020년 취임 이후 줄곧 삼성카드를 이끌어 왔으며, 지난해 삼성그룹이 금융계열사 대표를 모두 교체하는 칼바람 속에서도 자리를 지킨 인물이다. 그러나 올해는 삼성그룹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쇄신 분위기를 피하지 못하면서 사장직을 내려 놓게 됐다.
다만, KB국민카드의 경우 이창권 현 대표가 이미 3년의 임기를 채웠기 때문에 호실적에도 교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 바 있다. 앞서 임기 내내 호실적을 거뒀던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물러난 부분도 KB금융 내부의 쇄신 분위기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BIG3 카드사의 대표 교체로 연말 인사를 앞둔 다른 카드사들의 선택에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호성 하나카드, 박완식 우리카드가 올해 말로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이르면 내주 연임여부가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준수한 실적 성장을 이끈 만큼, 연임에 큰 무리가 없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었지만 업계에서는 나머지 카드사 대표의 연임 여부에 대해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변화에 기로에 놓여있는 카드업계에서 3개 카드사가 한꺼번에 대표를 교체한 만큼, 인적 쇄신의 여파가 다른 카드사에서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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