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가 5년 만에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우승하며 통산 5승을 달성했다.
자네티는 8강과 준결승에서 각각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과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등 '3쿠션 사대천왕'을 꺾으며 결승에 올라와 에디 멕스(벨기에)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7일(한국시간) 밤 11시에 이집트에서 열린 '샤름 엘 셰이크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 자네티는 멕스를 28이닝 만에 50:46으로 꺾었다.
자네티는 지난 2019년에 같은 대회 결승에서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꺾고 당구월드컵에서 개인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2022년에는 호찌민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멕스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세 차례 더 4강에 올라왔지만, 결승 진출에는 실패하며 우승 트로피와 인연이 없었다. 최근에는 8강과 16강에서 탈락하며 성적이 부진해 올해 초까지 3위였던 세계랭킹은 현재 14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날 준결승에서 블롬달을 꺾고 결승에 올라온 자네티는 멕스를 제압하고 마침내 정상을 차지했다.
자네티는 멕스에게 2022년 호찌민 당구월드컵 결승전과 지난해 서울 당구월드컵 준결승에서 패하며 약세를 거듭했는데, 이번 결승에서는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어 점수차를 크게 벌린 끝에 4점차의 신승을 거두었다.
결승에서 자네티는 16이닝까지 29:9로 앞서가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멕스가 16이닝에 9점타를 터트려 29:18까지 거리가 좁혀졌다가 다시 45:31로 벌어져 자네티의 우승이 가시화됐다.
그런데 멕스가 27이닝에서 하이런 15점타를 터트리면서 순식간에 46:46 동점이 됐고, 다시 승부는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다 이긴 승리를 놓치는 듯했던 자네티는 다음 28이닝 공격에서 남아 있던 4점을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며 50:46으로 어렵게 승리를 거두고 마침내 정상을 차지했다.
37년 동안 '통산 5승' 달성한 자네티…세계선수권 2승 포함 총 '7승' 기록
자네티는 블롬달과 함께 '3쿠션 전설' 레이몽 클루망(벨기에)의 전성기 시절이었던 80년대부터 현재까지 40년 가까이 3쿠션 세계무대에서 활동해온 선수다.
1987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5회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처음 결승에 진출해 클루망과 우승을 다투었고, 그해 네덜란드 발켄부르크에서는 블롬달과 결승에서 대결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1990년 스페인 팔마 대회에서 클루망을 꺾고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자네티는 1991년 일본 도쿄 대회에서 네 번째 결승에 올라와 이번에는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에도 해마다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에 올라왔던 자네티는 매번 야스퍼스와 블롬달, 클루망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만 4차례 더 기록한 뒤 1999년 독일 베를린에서 마틴 호른(독일)을 누르며 9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1년과 2002년에 2년 연속 세계선수권 결승에 진출해 각각 준우승과 우승을 차지한 자네티는 2008년에 두 번째 세계챔피언, 2011년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사이에 당구월드컵에서 결승에는 올라오지 못하고 7차례 준결승에 진출한 자네티는 2009년 한국 수원시에서 열린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10년 만에 결승에 진출, 쿠드롱과 대결했으나 준우승에 그쳤다.
2012년에는 다시 수원 당구월드컵에서 블롬달과 우승을 다퉈 준우승에 머문 자네티는 2014년 이집트 후르가다 당구월드컵에서 한국의 강동궁(PBA)을 제압하고 통산 3승을 달성했다.
자네티는 이듬해 후르가다에서 2년 연속 결승에 올랐으나, 쿠드롱에게 패하며 아쉽게 대회 2연패에 실패하기도 했다.
이후 5년 후인 2019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 당구월드컵에서 자네티는 야스퍼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4승에 성공했다.
2022년에는 호찌민 당구월드컵 준우승, 그리고 다시 2년 만에 이번 대회 결승에 진출하며 통산 5승을 달성하고 세계 정상급 선수로 오랜 명성을 이어갔다.
오랜 동료이자 경쟁자 블롬달 상대로 준결승서 39점차 '대승'…세계랭킹 7위 '복귀'
그동안 자네티는 오랜 세월 함께한 동료이자 경쟁자인 블롬달, 야스퍼스의 벽에 부딪혀 정상 앞에서 여러 번 좌절을 맛보았다.
이번 대회에서 자네티는 부활한 블롬달과 준결승에서 대결해 18이닝 만에 50:11로 대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왔다.
이 경기에서 자네티는 9이닝까지 18:6으로 앞서가다가 10이닝에 하이런 19점타를 터트려 37:7로 무려 30점을 리드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고, 최종 39점차의 대승을 거둬 지난 세월의 한을 풀기도 했다.
자네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 7위로 복귀했고, 준결승에 오른 블롬달 역시 12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준우승을 차지한 멕스는 지난해 서울 당구월드컵 우승 점수 80점이 빠지고 이번 대회 준우승점수 54점을 획득하면서 5위에서 6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와 김준태(경북체육회)가 각각 8강과 16강에 올라왔으나, 베트남의 타이홍찌엠과 블롬달에게 패해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한편, 이번 대회를 끝으로 3쿠션 당구월드컵은 올해 7차례 대회를 모두 마쳤다. 시즌 당구월드컵 랭킹 1위에는 야스퍼스가 올랐고, 2위 쩐뀌엣찌엔, 3위 타이푼 타슈데미르(튀르키예)가 차지해 이날 시상식에서 세 선수는 트로피를 받았다.
그밖에 4위는 사미흐 시덤(이집트), 5위 자네티, 6위 조명우, 7위 김준태, 8위 허정한(경남), 9위 멕스, 10위 쿠드롱 등이 자리했다.
(사진=SOO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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