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정족수 5표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됐다.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힘이 탄핵안에 대해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하고 집단으로 투표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우원식 의장, 국힘 투표 기다리다 오후 9시 28분 "의결 정족수 불성립" 선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9시 28분쯤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에 대해 의결정족수 불성립을 선언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경우 의결정족수는 재적의원의 3분의 2(200명)이다. 재적의원 300명 중 195명만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소추안 표결에 앞서 상정된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의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 임명에 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이후 줄지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 십여 명이 의석을 지켰지만, 김건희 특검법이 부결된 뒤 '대통령 탄핵안'이 상정되자 재빠르게 본회의장을 나갔다. 안철수 의원만 끝까지 남아있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대, 탄핵안 제안설명 중 국힘 의원들 이름 호명하며 투표 참여촉구
대통령 탄핵안 제안설명에 나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설명 과정에서 국민의힘 전 의원들의 이름을 약 25분간 하나하나 호명하며 투표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탄핵은 비상계엄 내란 사태를 책임 있게 수습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표결에 들어간 상황에서 국민의힘 소속 김예지 의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후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오후 6시 50분경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로텐더홀에서 대기하던 야당 보좌진들이 환호했고, 김 의원이 표결한 뒤 자리에 착석하자 야당 의원들이 김 의원에게 다가가 악수하며 등을 두드렸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후 본회의장 밖 취재진 앞에서 자신은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에는 비록 당론에 따라 탄핵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단 경우에 따라 오늘 부결된다면 다음 탄핵 때까지 대통령께서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치를 제안하지 않으면 다음 탄핵 때는 탄핵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대통령께서 내려오셔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투표 종료를 선언하지 않았다. 여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돌아올 것을 기다리며 본회의를 열어둔 채 대기하기로 했다.
우 의장은 “얼마 전 비상계엄 사태를 보며 세계가 놀랐다. 이는 정파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 역사와 민주주의의 문제”라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을 국민이, 세계가 어떻게 보겠나. 역사의 평가가 두렵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표를 하셔야 한다. 그게 애국자로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며 “꼭 들어와서 투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5일 오전 0시 48분께 본회의에 보고돼 이날 자정 직후인 8일 0시 48분까지 표결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민주당 "여당 지도부가 의원들 감금" ...투표참여 압박하기도
탄핵소추안 투표는 이날 오후 6시 18분 시작해 오후 9시 22분쯤 종료됐다. 3시간 4분여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은 예결위 회의장에 모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지도부가 의원들을 압박·감금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투표 참여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여당 일부 의원이 투표에 참여하기도 했고 지금도 얼마든지 간다면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가짜뉴스로 우리 당을 압박하는 것이 자유로운 의사 표현에 대한 방해"라고 반박했다.
이후 우 의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오후 9시 20분까지 기다리겠다고 통보했지만, 105명의 국민의힘 의원은 끝내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윤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됨으로써 야당은 조만간 탄핵안을 다시 제출할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부결될 경우) 12월 10일 정기 국회 종료되는데, 11일 임시 국회를 열어서 탄핵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건희 특검법'도 부결…찬성 198 반대 102, 여당 '6명 이탈' 추산
이에 앞서 이날 본회의에서는 '김건희 특검법'도 재표결에 부쳐졌으나 재적의원 300명 중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부결돼 폐기됐다. 재표결의 경우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가결되는 데, 단 2표가 모자랐다.
김건희 특검법은 지난달 26일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국회로 이송됐다. 민주당은 이 특검법을 세 번째로 발의하면서 수사 대상을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사건·명태균씨 관련 의혹 등 두 가지로 좁히고, 특검 후보 추천권을 대법원장에게 주는 '제3자 추천' 방식으로 바꿨다.
민주 "與, 내란 정당…윤석열 반드시 탄핵할 것"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힘은 민주 정당이 아니라 '내란 정당', '군사 반란 정당'"이라며 "주권자를 배신한 '배신 정당', '범죄 정당'"이라고 목청높여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내란 행위, 군사 반란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고 윤석열씨를 반드시 탄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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