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12·3 비상 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에 대해 "탄핵은 수습의 길이 아니다. 증오와 혼란의 길"이라며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탄핵이 가결되면 우리가 지금껏 숱하게 비판해온 더불어민주당의 겁박정치가 이제 헌법재판소를 향해 갈 것"이라며 "그 무거운 책임을 소수의 헌법재판관들에게 떠넘기지 말고, 우리 집권여당이 오롯이 떠안고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선배 동료 의원님 여러분,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라며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표결이 이뤄진 작금의 상황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시고, 저를 믿고 따라주신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부여해주신 임무를 마지막까지 수행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원내 사령탑을 맡아온 추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뒤 그를 측면에서 보필했던 원내 지도부 당직자들도 잇달아 사퇴 입장을 밝혔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10시 25분께 페이스북에서 "저는 오늘부로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직을 사임한다. 원내대표와 함께 사임한다"고 말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22대 국회는 시작부터 매우 험난했다. 소수 여당의 한계로, 국회 원 구성부터 상임위원회 운영, 국정감사, 민생법안 협상, 그리고 예산까지 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며 "선배, 동료 의원님들의 협조와 격려가 없었으면 해내기 불가능했을 것이다. 당직자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당정을 같이 했던 총리님과 장관님, 공무원들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오늘 국회 본회의가 열렸다. 지난 12·3 비상계엄은 정말 잘못된 일이며, 우리나라의 역사를 1980년대로 되돌렸던 황당한 사건"이라며 "저를 포함한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상처를 준 이 일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는 합당한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서 공언한 바와 같이, 당연히 대통령의 조기퇴진을 논의할 것이지만 아무 것도 준비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탄핵은 민생, 안보가 흔들려 우리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에 때문에 국민의힘은 숙고의 시간을 거쳐 당론으로 반대했다"고 표결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대통령 퇴진 절차가 조속하게, 질서있게 잘 이루어지고 위대한 우리 대한민국을 다시 리셋할 수 있도록, 저도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당 출입기자 공지를 통해 "그동안 감사했다. 오늘부로 원내 수석대변인을 사퇴한다"며 "앞으로는 좀 더 편안한 위치에서 뵙겠다"고 했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부족해서 미안했다. 여러분께 많이 배웠다"고 했고, 박준태 원내대변인도 "초보 대변인이라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동안 도움주신 많은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격무에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란다"고 짧은 퇴임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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