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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 윤 대통령을 상대로 탄핵 소추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상정돼 표결을 진행됐으나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이날 투표수가 195표를 기록하면서 재적 의원 3분의 2인 정족수 200표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저녁 9시 20분까지 투표함을 열고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투표 불성립이라는 부끄러운 역사가 되지 않게 해달라”며 여당에 투표를 독려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이번 투표 불성립은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여당의 탄핵 트라우마가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원내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힌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의원총회 현장에서 “탄핵만은 막아야 한다고 당론을 모은 것은 헌정질서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기 위한 무거운 결단”이라며 “탄핵은 수습의 길이 아니라 증오와 혼란의 길”이라고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대표직을 지낸 김기현 의원도 소셜미디어에 “탄핵은 대한민국을 갈등과 분열로 혼란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여당의 윤 대통령 표결 불참은 당 내부에도 서로를 향한 불안감이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이례적으로 본회의가 열리는 도중 의원총회를 열고 모여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당 내 한 지도부 인사도 “의원들이 눈앞에 안 보이면 얼마나 불안한지 모른다”며 “의원총회를 하루에 두 번 나눠서 하는 이유가 있다. 오지 않으면 문자도 보내고 그런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친한계 의원도 표결 전 “이번에는 탄핵이 부결될 것 같다. 이번에는”이라며 ‘이번에는’ 이라는 단어를 세 번 반복했다.
다만 이에 야당은 임시국회를 여는 한이 있더라도 탄핵안을 반복적으로 회의에 올려 표결을 압박할 예정이다. 탄핵안이 투표 불성립 처리된 직후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규탄대회에서 이재명 대표는 “저희가 부족해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해 사과드린다”며 “포기하지 않고 이 나라를 반드시 정상으로 되돌려 (탄핵을)연말 선물로 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내 탄핵 위기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거대 의석수를 보유한 민주당이 반복적으로 탄핵안을 상정해 압박한다면 이탈표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교 교수는 “민주당은 결국 반복적으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통과될 수 있다”며 “그게 언제일진 모르겠지만 단지 이번만 아니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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