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정기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끝내 불발됐다. 본회의 투표자 수가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요건인 200명에 이르지 못해 투표 자체가 불성립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나흘 만에 빚어진 일이다.
국회는 7일 오후 5시 본회의를 열고 먼저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안을 표결에 부친 후, 이어서 5시 30분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탄핵소추안 투표 자체에 참여하지 않았다. 탄핵 등 인사 사안은 무기명 투표로 이뤄지기에, 익명의 반란표에 의해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사태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국민의힘에서 탄핵소추안 투표에 참여한 이는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 등 3명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등 192명의 야당 의원들은 전원 투표에 참여해 투표에 참여한 의원은 모두 195명이 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투표 종료를 선언하지 않고 투표를 계속 진행시켰으나, 결국 이날 저녁 8시 50분께 "영하의 날씨에 밤새 시민들을 국회 담장 밖에 세워놓을 수는 없다"며 "9시 20분까지 기다리겠다"고 투표 종료를 예고했다.
우 의장이 투표 종료 선언을 하지 않고 기다리는 동안, 민주당 원내지도부에 속한 의원들이 동시간대 진행되고 있던 국민의힘 의원총회장을 방문해 투표 참여를 촉구했으나 여당 의원·당직자들의 거센 반발만 일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 의총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문앞에 가서 '지도부와 면담하고 싶다'고 했더니 국민의힘 의원들이 갑자기 큰소리를 치며 '무슨 자격으로 왔느냐', '왜 왔느냐'고 모멸감이 느껴지게 얘기해 언쟁이 붙었다"고 전했다.
우 의장도 본회의장 내 의장석에서 서너 차례 투표 참여를 촉구했으나 6시50분께 김상욱 의원이 투표에 참여한 이후로 본회의장을 다시 찾은 국민의힘 의원은 없었다.
우 의장이 예고한 대로 9시 20분께 투표 종료를 선언하면서 4시간에 걸쳐 진행된 탄핵소추안 표결은 결국 마무리됐다.
우 의장은 투표함 개봉 후 "명패 수를 확인한 바 총 195매로서 투표한 의원 수가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에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이 안건에 대한 투표는 성립되지 않았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전 국민이 오늘 국회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었고 세계 각국이 주시하고 있는데도 이토록 중대한 국가적 사안에 대해 투표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국회를 대표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바로 산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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