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국정원 1차장 "尹이 나에게 정치인 체포 직접 지시" "조태용, 나에게 떠 민것"

홍장원 국정원 1차장 "尹이 나에게 정치인 체포 직접 지시" "조태용, 나에게 떠 민것"

폴리뉴스 2024-12-07 17:02:39 신고

홍정원 1차장 [사진=연합뉴스]
홍정원 1차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은 7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후 자신에게 직접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 체포 지시를 내렸고, 이를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통보했으나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당시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격앙돼 있었고, 여인형 방첩사령관도 계엄에 진심으로 참여한 거로 보였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2차 계엄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홍장원 "尹, 통화 때 격앙.. 지시 안 따르자 5일 경질 통보"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3일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전화를 직접 받았다고 밝혔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홍 차장으로부터 받은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했다. 홍 차장은 당시 윤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지시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보고 등 당시 상황을 상세히 알렸다.

홍 차장은 계엄령 선포 후 윤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와 방첩사에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홍 차장은 이를 조 원장에게 보고 했으나 '내일 이야기 합시다'라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홍 차장은 "결국은 네가 알아서 하고 책임져라지 않냐. 조 원장의 이런 뺀질이 성격을 뻔히 아니 윤 대통령이 제게 직접 연락했을 것"이라며 "그래도 '너는 내 말을 듣겠지'라고 믿었나 보다. 그동안 열심히 물불을 안 가렸으니까"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자신이 경질된 것은 정치인 체포 지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 차장은 "지난 5일 오후 4시쯤 조 원장이 집무실로 오라는 지시를 받고 가보니 '정무직은 다 그렇다. 사직을 해주셨으면 한다' 말했다"며 "대통령 지시냐고 물으니 조 원장이 '그럼 우리 인사를 누가하겠냐'며 대통령 지시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똑똑한 놈들은 의리가 없다"며 "더구나 평소 그렇게 인품이 고상해 보이던 원장도 그렇게 오래 꿀 빠는 게 다 이유가 있구나 싶다"고 꼬집었다.

홍 차장은 "조 원장이 비상계엄과 관련한 국무회의에 참석해 반대는커녕 우려만을 표했다"면서 조 원장이 비상계엄에 동조 또는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날(3일) 오후 11시 30분 정무직 회의 때 국무회의 참여 사실, 비상계엄 얘기는 입 밖에도 안 냈다"며"다음날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하는 그런 상관을 어떻게 믿나"고 말했다.

이후 홍 차장은 7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조 원장이 6일 오전 갑자기 태도를 바꿔 "예전같이 함께 일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한동훈 대표의 '직무 불가능' 발언과 자신과 관련한 기사가 나오자, 탄핵 표결 전까지 자신의 입을 막으려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장했다.

또, 홍 차장은 "당시 윤 대통령이 통화 때 격앙돼 있었고, 여인형 방첩사령관도 계엄에 진심으로 참여한 거로 보였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2차 계엄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인 몇백 명 중 누군가 돌발 행동을 했다면 정말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며 "이런 사태를 일으키고 방치한 사람들은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차장은 전날 비상계엄 발표 직후 윤 대통령이 전화로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며 방첩사령부를 지원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홍 차장은 여인형 방첩 사령관에게 전달받은 명단에 대해선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 조국, 김어준, 김명수 전 대법관"이라며 "김민웅, 참고로 김민석의 형님인 거로 안다. 또 권순일 전 선관위원과 또 한 명의 선관위원을 불러줬는데 기억을 못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얘기를 전달받은 후 "미친 X라고 생각했다"며 이후 메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정원 "대통령에 '정치인 체포' 지시받은 적 없어"

국정원은 7일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서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국정원장은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등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결코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홍장원 전 1차장은 '정치인 등 체포 지시'를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홍 전 1차장은 지시를 받았다는 3일부터 최초 보도가 나온 6일 오전까지 4일 동안 원장을 비롯한 국정원 내부 누구에게도 이를 보고하거나 공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홍 전 차장이 지난 5일 오후 조 원장이 대통령의 '즉시 경질' 지시를 전하자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이튿날인 6일 오전 이임식을 마친 직후 조 원장이 사직서를 반려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조 원장은 "1차장 교체와 관련해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의 누구로부터 '경질해라, 교체해라' 얘기들은 바가 전혀 없다"며 "최근 1차장이 정치적 독립성과 관련해 적절치 않은 말을 내게 한 바 있고 1차장을 교체하는 게 옳다고 판단해 대통령께 건의해서 인사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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