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소재·범행동기 등 파악 안돼…현상금 7천만원으로 상향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대표 브라이언 톰슨(50) 최고경영자(CEO)를 뉴욕 한복판에서 총격 살해한 범인의 행방이 사흘째 오리무중이다.
수사당국은 현상금을 1만 달러에서 5만 달러로 상향하고 포위망을 좁히고 있으나, 그는 이미 뉴욕을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로이터, CNN 등 외신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 발생 사흘이 지났음에도 아직 총격범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파악된 동선으로 미뤄 이미 범인이 뉴욕을 떠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인은 총격 직후 전동 자전거를 타고 센트럴파크로 진입하고, 이후 택시를 타고 이동해 버스 터미널로 들어가는 영상을 확보했다.
뉴욕경찰청 조셉 케니 수사과장은 범인이 터미널로 진입하는 영상은 있지만 빠져나오는 영상은 없는 것으로 미뤄 이미 뉴욕을 빠져나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총격범의 신원도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범인이 애틀랜타발 버스를 이용해 범행 열흘 전인 지난달 24일 뉴욕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정확히 어디에서 버스에 탑승했는지는 특정하지 못했다.
그는 뉴욕에 도착한 이후에도 식사할 때를 포함해 대부분 시간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냈고, 가짜 신분증과 현금을 사용하며 신원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맨해튼 어퍼웨스트 지역의 뉴욕시티 호스텔 로비에서 마스크를 내린 채 웃는 장면이 유일하게 범인의 얼굴이 찍힌 장면이라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그가 묵었던 숙소 방 등도 수색했으나 증거가 될 만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이날 센트럴파크를 수색한 결과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발견했다.
경찰은 주변의 토양을 포함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범인의 도주 경로에서 발견된 버려진 휴대전화, 물병과 간식 포장지 등에 대해서도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범인에 대해 최고 5만 달러(약 7천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앞서 뉴욕 경찰이 내건 1만 달러 현상금의 5배다.
경찰은 총격범의 범행 동기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총격범이 사용한 탄피에 '지연'(delay), '부인'(deny) 등 글자가 새겨져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런 단어들이 보험업계를 비판하는 학계 인사 등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범행 동기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범인은 4일 오전 6시 44분께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입구 인도에서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톰슨 CEO를 총격한 뒤 달아났다.
톰슨 CEO는 이날 오전 8시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연례 투자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런 사건에서 범인을 잡는 데 중요하다고들 하는 48시간이 지나서야 수색의 확대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케니 수사과장은 "이건 TV 드라마처럼 60분 만에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발견한 모든 증거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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