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했지만 자진 사퇴 의사를 내비치지 않고 자신의 임기 문제와 향후 정국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히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일제히 맹비난을 쏟아냈다.
또 윤 대통령이 탄핵을 피하기 위해 여당을 '내란 공범'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면서 여당에 윤 대통령 탄핵 동참을 촉구했다.
이재명 "매우 실망.. 국민 배신감 분노 더 키워" 박찬대 "희대의 헛소리"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로 전해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면서 "그 과정에서 국민들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 드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면서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한마디로 매우 실망스럽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국민 배신감과 분노를 더 키우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즉각 사퇴 아니면 탄핵에 의한 조기 퇴진 외에 이 사태를 해결할 길은 없다"며 "오후에 있을 탄핵안 의결에 국민의힘은 주권자의 의지를 따라 참여하길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재발의하겠다면서 "국민의힘이 탄핵에 계속 반대하겠지만, 국민의힘이 얼마나 반국민적·반국가적인지 알리고, 내란 범죄 행위에 동조하는 사실상 공범이라는 점을 역사 속에서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제2의 계엄은 없을 것'이라고 한 데 대해서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계엄을 안 하겠다는 것을 보니 오히려 계엄의 의지가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내란 수괴가 내란 공범과 상의해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것으로, 희대의 헛소리"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직무 정지와 구속 수사 외에는 국정 정상화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현희 최고위원 역시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내란 범죄를 저지른 수괴가 정신을 차려보니 '큰일났다'며 여당에 살려달라고 애원한 회견"이라며 "'우리 당'이라고 표현하며 오늘 탄핵 표결을 막아달라고 사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란 수괴를 당장 구속하고 당장 체포해야 한다"며 "내란죄 처벌을 받은 전두환·노태우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처벌을 받는 것이 법적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주 최고위원 역시 "정신나간 윤 대통령이 내란 수괴임을 자임하는 회견이자 국민의힘을 '내란 동조당'으로 끌어들이는 회견"이라며 "정치적 책임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고 법적 책임은 탄핵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은 탄핵 표결을 앞둔 여당을 공범으로 유도하는 꼼수를 보였다"며 "내란 수괴를 현직 대통령직 자리에 놔두면 국회가 공범이 된다. (여당은) 탄핵안 의결로 대통령 직무 정지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고, 한준호 최고위원도 "탄핵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탄핵소추안이 부결될 경우 계속해서 탄핵안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만에 하나 국민의 작은 우려대로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부결을 이끌어낸다면 민주당은 즉각 탄핵을 재추진할 것"이라며 "(부결된다면) 12월 10일이 정기국회 종료일이니 11일이 되면 즉각 임시국회를 열어 탄핵을 재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한 대표가 탄핵에 대해 시간 끌기로 막아내고, 당론으로 부결을 이끈다면, 한 대표는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명 대표 역시 "(탄핵안은) 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계속 반대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얼마나 반국민적·반국가적인지, 내란수괴 범죄행위에 적극 동조한 공범인지를 국민들에게 역사 속에서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국 "내란 수괴의 절박한 비명이자 대국민 사기 발언"
이준석 "윤 궁지 몰려.. 엄석대 작은 세상 무너졌다" 허은아 "당장 끌어내려야"
다른 야당도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절박한 비명"이라고 평가하며 국민의힘이 탄핵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7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내란 수괴의 절박한 비명이자 대국민 사기 발언"이라며 "윤석열 씨는 국헌문란 범죄를 저지른 자로 대통령 자격이 없다. 수사 받을 준비나 하시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오후 5시 본회의에 올라올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찬성 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조 대표는 "이런 자와 앞으로 국정을 계속 해 나갈 것이냐"며 "잠시를 위해 보수의 미래를 버리지 말고 부디 내란의 공범, 군사 반란의 공범이 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엄석대의 작은 세상은 무너졌다"며 "아직도 그와 함께 하는 질서를 이야기하는 사람 모두가 담임 선생님 바뀐 줄 모르는 엄석대의 공범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엄석대, 벌거숭이임금님, 돈키호테. 이 모든 것을 합한 끔찍한 혼종의 궁지에 몰린 담화에 호응하는 순간 국민의힘은 마사다 요새에 갇힌 광신도 꼴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도 긴급 기자회션을 열고 "내란을 저지를 때는 언제고, 이제는 자신의 거취를 당에 일임한다니, 국민의힘이 대통령인가"라고 밝혔다.
허 대표는 "오늘 윤석열의 2분짜리 담화를 보고 실망과 분노를 넘어 참담함과 어이없음을 느낀 국민들이 많다"며 "당장 끌어내려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총장에게 국민이 지시한다. 윤석열 씨를 즉각 구속하라"라며 "내란 범죄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불소추 특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2번지에 있는 용산 대통령실에 지금 당장 수사관을 파견해, 윤석열을 내란 현행범으로 체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날 탄핵소추안 표결에 대해 "만에 하나 부결된다면 나라가 그야말로 대혼란에 빠져들게 된다"며 "정말 대한민국 미래를 걱정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이라면 반드시 찬성표를 던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을 향해선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윤석열, 김건희를 옹호할 엄두가 나느냐"며 "윤석열, 김건희와 함께 정치적 생명이 끝나고 싶지 않다면,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어떤 말도 민심에 닿지 않았고, 정국 수습 방안이 될 수 없다"며 "계속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는 권한을 놔둘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불붙은 민심에 기름을 끼얹는 망동적 언사였다"며 "내란을 저질렀다가 국민의 저항에 막힌 범법자의 말도 안되는 핑계를 들어 줄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정부가 국정운영을 함께 해나가겠다는 것은 정국의 주도권을 그대로 쥐겠다는 것"이라며 "계엄 세력을 낳은 공동정범 국민의힘에게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일임하겠다는 것을 국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 원하는 것은 사과가 아니라 윤석열의 하야며, 내란죄로 구속, 수사받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탄핵이 돼서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라 탄핵을 하지 않아서 국민에 의해 정치에서 퇴출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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