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이후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최선인 방식을 논의하고 고민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여야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대해 사과하며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번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며 “또다시 계엄이 발동될 것이라는 얘기들이 있지만 분명하게 말한다. 제2의 계엄과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에 대해 당에 일임한다고 했다”며 “대통령의 정상적 직무수행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리와 당이 민생 상황이라든가 중요 상황들을 긴밀히 논의해 민생이 고통받고 대외 상황이 악화하는 일을 막도록 하겠다”며 ‘임기 단축 개헌’ 가능성과 관련해 “임기를 포함해 당에 일임됐고, 그것을 제가 논의하겠다.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고 말씀드렸죠”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 담화는 국민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국민 배신감과 분노를 키우는 발언”이라며 “대통령의 즉각 사퇴나 탄핵 외에는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윤 대통령은 국회의 기능을 중단시키고 국회의원의 체포를 직접 지시한 자”라며 “이런 자의 결정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 조기 퇴진과 관련한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조기 퇴진’이 이날 오후 5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찬성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반응과 함께 전날(6일) 오전 ‘직무 정지’ 입장을 고수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면서다.
이에 대해 친한(친한동훈)계의 한 핵심 의원은 이날 경기일보와 통화에서 탄핵소추안 찬성 여부와 관련해 “한 대표의 발언을 디테일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며 “오늘 곧바로 탄핵에 찬성하겠는 입장보다는 윤 대통령의 ‘당 일임’ 발언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오후 5시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한 대표를 중심으로 한 여당 의원 108명이 ‘단일대오’를 유지하면서 범야권(192명)의 탄핵소추에 반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첫 탄핵이 부결될 때 예상되는 범야권의 지속적인 탄핵소추와 대통령실 변화를 압박하면서 ‘임기 단축 개헌’을 포함한 시나리오를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날 탄핵소추와 관련해 여권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데는 탄핵소추의 경우 6개월 내(180일)에 헌법재판소에 인용 결정이 내려질 때 곧바로 조기 대선에 들어가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의원 등이 ‘탄핵 반대’를 촉구하면서 윤 대통령 탄핵이 가결될 때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편 것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한편, 윤 대통령이 6개월 뒤 헌재에서 파면 되면 각종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조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반면, 우원식 국회의장이 줄곧 주장했던 임기 단축 개헌 등은 2026년 4월 지방선거와 함께 대선을 실시하는 내용으로,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 상황에 따라 이 대표 출마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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