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세] 유튜버 40명 추적해 보니···4년 뒤 1명 빼고 모두 채널 중단

[청세] 유튜버 40명 추적해 보니···4년 뒤 1명 빼고 모두 채널 중단

여성경제신문 2024-12-07 12: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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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생성한 유튜버 이미지. /DALL·E
인공지능이 생성한 유튜버 이미지. /DALL·E

유튜브는 한국인이 가장 장시간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 1, 2위에 든다. 영상만 찍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이 유튜브로 뛰어들었다.

유튜버라는 직업은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2020년 조사에서 초등학생 장래 희망 4위는 유튜버 같은 크리에이터였다. 그러나 이면에는 상당한 고충도 있는 듯하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사람들은 대체로 어떠한 결과를 맞이했을까?

2020년 필자가 고등학교 3학년일 때 동기생 150명 중 약 40명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유튜버가 됐다. 이들은 게임 등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열성적으로 올렸다. 필자는 이 40명의 유튜버가 지금 어떻게 됐는지 알아봤다.

동기생 이모 씨(여·22)는 채널 개설 당시 "내가 기억하고 싶은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게 좋았다. 돈도 벌기 쉽고, 이렇게 좋은 취미가 어디 있나?"라고 말했다.

4년이 흐른 현재 이 씨는 간호사가 됐다. 이 씨는 '아직도 유튜브를 하나?'라는 질문에 "아, 돈도 안 되고. 무엇보다 영상을 찍고 편집해 올릴 시간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씨의 채널은 폐쇄됐다.

동기생 최모 씨(22)도 4년 전 야심 차게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연락이 닿은 최 씨는 "그때는 너무 객기로 시작한 것 같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면 유튜브 대신 다른 일을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미 유튜브 계정을 지웠다"고 했다.

조사한 결과, 4년 전의 동기생 유튜버 40명 중 현재까지 채널을 유지하는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채널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 유일하게 남은 유튜버 백○ 씨(22)도 전업으로 유튜버를 하지 않고 자기 취미를 담은 영상을 만드는 식이었다.

백 씨는 "유튜버로 성공하는 건 진짜 드문 것 같다. 나도 성공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추억을 담는 용도로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40명의 유튜버 대부분은 유튜버 생활을 접은 이유로 수익 대비 너무 큰 시간·노력 비용을 꼽았다. 이들은 "콘텐츠 만드는 데에 생각 이상으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고 했다. 채널이 성공해 많은 수입이 들어오면 직원들을 고용해 제작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신생 채널은 유튜버 1인이 영상 녹화와 편집을 도맡아야 한다.

4년 전에 유튜브 채널 운영을 전업으로 한 동기생 김모 씨(여·22)는 "내가 영상 촬영·편집 실력이 유튜버 평균 이상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래도 채널에 올릴 10분 분량 영상 하나를 찍는 데 최소 반나절이 걸렸고 편집하는 데 또 반나절이 걸렸다. 다른 일을 병행하기 어렵다.

유튜버 생활을 접은 가장 큰 이유는 이런 시간 비용이었다. 김 씨의 친구인 황모 씨(25)는 "김 씨가 영상을 꾸준히 만들어 올리는 것을 힘들어해 도와줬다. 일을 거들어준 나도 지치게 됐다. 이런 노력을 다른 일에 쏟으면 훨씬 얻는 게 많을 듯했다"고 했다.

경기도 시흥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온 김모 씨(25)도 "영상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조회수가 터지지 않으니 스트레스만 받게 된다. 1년, 2년 계속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유튜버의 수입은 주로 조회수와 구독자 수에 좌우된다. 2022년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유튜버 같은 1인 전업 크리에이터 상위 1%의 월 평균 수입은 1800만원이었지만, 절반의 월 평균 수입은 100만원 미만이었다.

영상에 광고를 붙이는 기준인 '구독자 1000명 이상, 누적 시청 시간 4000시간 이상 유튜브 채널' 10만개 중 실버버튼(구독자 10만 명) 이상 채널은 0.49%인 4986개에 불과했다.

30만명 이상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도 직원들을 고용하고 스튜디오 대여료를 내면 가져갈 수익이 별로 없다고 한다. 구독자 10만명을 보유 중인 훠O(여·23)는 "채널 운영 초반엔 수익이 거의 없고 구독자가 수십만 명 이상 돼도 이익을 지속해 얻는 건 쉽지 않다.

영상을 꾸준히 올려도 조회수가 떨어지면 수익이 급락한다"라고 했다. 훠O의 채널을 함께 운영하는 백모 씨(23)는 "악플도 종종 달리는데 하나하나가 대못으로 머리를 찍는 거 같다"고 했다.

국내 미디어 분야 광고는 유튜브로 몰리고 있다. 구글이 채널 운영자에게 일정 수익을 배분하고 성공한 유튜버는 큰돈을 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확인되듯, 대다수 유튜버는 투입하는 시간·노력·감정 대비 적고 불규칙한 보상만 받는다. 장래 희망 상위 직업인 유튜버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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