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술 원폭피해자협회 회장, 노르웨이로 출국…"핵무기 무서움 강조할 것"
(합천=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한국인 원폭 피해자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의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7일 출국한다.
경남 합천군에 사는 정원술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회장은 이날 오후 늦게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오는 8일 오전(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니혼히단쿄 대표단 31명에 포함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 후손회 회장과 함께 오는 10일 오슬로 시청에서 열리는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한다.
이튿날인 11일 오전 그는 오슬로 현지 고등학교에서 열리는 평화 관련 세미나에서 참석해 일본과 브라질 피폭자와 함께 고등학생 등을 상대로 원폭 피해 증언을 한다.
정 회장은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어린 세대들에게 생전 부친에게 들었던 1945년 일본 히로시마 원폭 투하 당시의 끔찍한 모습을 증언하고, 전쟁과 핵무기의 무서움을 강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오슬로 현지 고등학생과 평화 대사로 활동하는 일본인 고등학생들 앞에서 반전과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겠다"며 "이번 시상식 일정이 끝나고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피폭 관련 증언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1943년 9월 9일 히로시마 출생인 정 회장은 일제강점기 합천에서 일본으로 강제 동원된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다.
2살 때인 1945년 8월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피폭됐고, 해방 후 부모님 고향인 합천으로 돌아왔다.
어릴 적부터 기관지 관련 질병을 달고 살았던 그는 자기 몸이 왜 허약한지 몰랐고, 훗날 부모님으로부터 피폭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한국에 자신과 같은 원폭 피해자가 많다는 걸 깨닫고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서 활동했고, 일본 정부로부터 피폭자 수첩도 받았다.
지난해 3월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지난해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핵 없는 세상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앞서 핵무기 근절 활동 등으로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니혼히단쿄는 시상식에 정 회장과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 후손회 회장을 초청해 화제가 됐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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