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진행된 ‘노벨상 수상자 소장품 기증 행사’ 참석해 미리 준비해둔 메모와 함께 찻잔을 전달했다. 기증품은 이 박물관에 영구 전시된다.
그는 메모에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동안 몇 개의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소개한 뒤 찻잔에 담긴 사연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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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는 “1.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가장 맑은 정신으로 전날까지 쓴 소설의 다음을 이어 쓰기, 2. 당시 살던 집 근처의 천변을 하루 한번 이상 걷기, 3. 보통 녹차 잎을 우리는 찻주전자에 홍차잎을 넣어 우린 다음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한잔씩만 마시기”라며 “그렇게 하루에 예닐곱번, 이 작은 잔의 푸르스름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 당시 내 생활의 중심이었다”고 썼다.
그는 실제 차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10일 노벨문학상 선정 소식을 전하는 노벨위원회 측과 첫 전화 통화에서도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오늘 밤 조용히 축하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한강의 찻잔은 노벨상박물관에 영구 전시될 예정이며 박물관 측은 한강이 직접 소개한 사연을 추후 관람객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강 작가는 이날 박물관 안에 있는 레스토랑 의자에 친필 서명도 남겼다. 수상자들이 의자 좌판 밑 부분에 새기는 친필 서명은 노벨상만의 특별 방명록으로 평가 받는다. 노벨상 제정 100주년인 2001년부터 시작된 전통이다. 의자에는 별도로 어느 수상자가 서명한 의자인 지 표시해두지 않아 방문객들은 식사 중 의자를 뒤집어보며 서명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찻잔 기증은 노벨상 수상자가 개인적 의미를 가진 물품을 기증하는 전통을 따른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수상한 해 노벨상박물관을 방문해 개개인에게 의미가 있는 물품을 기증해 오고 있다. 2000년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81년 사형 선고를 받고 청주교도소 수감 당시 고 이희호 여사가 보낸 손편지와 털신, 당시 입은 죄수복을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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