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친구와 함께 거리로…교수·대학생·퇴직교사 시국선언 줄이어
(전국종합=연합뉴스)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전국 곳곳에서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와 거리 행진 등이 이어졌다.
시민들이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며 사흘째 거리로 나온 가운데 윤 대통령 탄핵과 계엄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대학교수와 대학생, 퇴직 교사들의 시국선언도 쏟아졌다.
◇ 자녀들 손잡고 "민주주의 지키자"…촛불·피켓 시위
이날 오후 7시 부산 중심가인 서면에선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 퇴진 부산행동'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사흘째 열었다.
주최 측 추산 3천여 명이 모여 "정권 퇴진"을 외쳤다. 정장 차림 직장인부터 자녀 손을 잡고 시민까지 피켓을 들고 한목소리를 냈다.
같은 시각 대전 번화가인 은하수네거리에선 30개 시민사회단체가 '윤석열 탄핵 대전시민대회'를 열었다.
대회에 참가한 시민 등 2천여 명(주최 측 추산)은 '내란 공범 국민의힘 해체',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친구끼리, 가족끼리 피켓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남기도 했다
대학생 이성현(충남대 철학과 4학년) 씨는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반국가 세력, 종북 세력으로 몰고 계엄령까지 내리는 상황은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선 1천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 광주시민 3차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발언대에 선 기봉관 5·18민주화운동유족회 회원은 "비상 계엄령은 (5·18 때) 아버지를 죽인 계엄군의 만행처럼 국민을 짓밟고 국민을 우롱하며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고 물러나라"고 말했다.
세 아들을 둔 광주시민 박혁영 씨는 "군대에 보낸 아들이 있는데 비상계엄령을 보는 순간 모든 게 멈춘 듯했다"며 "국민과 군 장병들을 장난감처럼 생각하는 윤 대통령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드카드'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제주시청 앞에서도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제주행동 주최로 윤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가 열렸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들도 많이 보였다.
제주 4·3의 후예임을 표명한 제주대 등 도내 4개 대학 총학생회는 이 집회에서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에 총을 겨눈 정권엔 더 이상의 정당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 동성로에선 85개 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가 모여 시국 대회를 이어갔다.
참석자들은 "탄핵에 반대하는 것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국회는 탄핵에 동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는 종교·법조·의료·여성계 등의 인사들을 비롯해 주최 측 추산 2천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계 대표 발언 이후 탄핵 촉구 문구를 담은 손팻말이나 모형 촛불을 들고 동성로 일대 2.4㎞를 행진했다.
울산 롯데백화점 광장, 창원광장,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광장 등지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 교수·퇴직 교사 등 시국선언…"비상계엄은 민주주의 훼손"
교수와 교직원, 퇴직 교사들의 시국선언도 이어졌다.
경인교대 교수 71명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 퇴진과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 교수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의 폭거를 규탄한다"며 "국민을 극심한 불안과 혼란에 빠뜨리고 국격을 심각하게 추락시킨 중대 범죄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도리는 사퇴와 사죄이고 국회의 과제는 탄핵 의결"이라며 "모든 관련자를 수사하고 결과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철호 경인교대 교수협의회 회장은 "미래의 교육자를 배출하는 대학교수로서 사회적 책무를 무겁게 느낀다"며 "이번 사태가 주는 의미를 엄중히 바라보고 각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제대 교수를 비롯한 교직원 160명도 이날 오후 김해 인제대 인당관에서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비상계엄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헌법 가치를 훼손했으며,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망령을 떠올리게 하는 폭압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의 수레바퀴가 뒷걸음치게 내버려 둘 수 없어 시국선언을 한다"고 밝혔다.
충북퇴직교사모임은 이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주의를 한밤중 나락으로 추락시켰다"며 "반헌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책임을 지고 하루빨리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강원 지역 퇴직 교사 274명은 시국 선언문을 내고 "윤석열 정권이 진행하는 각종 개혁은 파탄으로 가고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트렸다"며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경제 논리로 재단해 교육 현장은 점점 황폐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남대와 경상국립대, 창원대 등 경남 지역 대학 민주동문회 연합은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시국선언을 통해 "무속과 정치 브로커의 국정 농단이 나라를 헤집고, 국민의 삶은 도탄에 치닫고 있다"고 성토했다.
(강영훈 박성제 손현규 정경재 이성민 강수환 박영서 정종호 장지현 김혜인 박지호 손형주 이주형 류호준 박세진 김근주 기자)
canto@yna.co.kr
jjang23@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