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유 순방 마무리…中군사훈련 가능성에 "도발 구실 삼지 말길"
"민주국가 단결해야"…美의회 지도부와 통화에선 "안보협력 지속"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국 영토를 경유한 남태평양 도서국 순방을 마무리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대통령)이 중국에 대만 주변에서의 군사훈련 등 일방적인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통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순방 마지막 날인 이날 팔라우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중국군의 대만 포위훈련 가능성에 대해 "(중국은) 불안을 야기하고 유감스러운 일방적인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주먹을 쥐는 것보다 손을 펴는 것이 낫다. 그래야 중국이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며 "중국이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질서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만 주변에서 중국의 군사 작전을 용납할 수 없으며 대만해협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대만과 세계와의 관계를 "권위주의 국가들이 도발의 구실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또 대만과 중국이 "서로 종속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고 "대만은 중국과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지만 평화에 대해 환상을 가질 수 없으며 국방을 계속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권위주의 국가들의 결집에 맞서 민주 국가들이 더욱 단결해야 한다"며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미국 새 정부 아래서 권위주의의 팽창에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대만을 반드시 수복해야 할 영토로 간주해 대만 관계자들이 타국과 교류하는 것을 반대해온 중국은 수교국 순방길에 미국에 들르는 대만 총통의 '경유 외교'에 보복성 군사훈련을 해왔다.
지난해 4월 차이잉원 당시 총통이 중미 순방길에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났을 때는 사흘간 '대만포위' 군사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중국은 올해도 라이 총리 취임 직후인 5월과 국경절 연설 직후인 10월 두차례에 걸쳐 대만 주변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했다.
대만 안보당국은 라이 총통의 귀국에 맞춰 이날이나 오는 7일께 중국이 대만 포위훈련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연합신문망은 전했다.
라이 총통은 지난달 30일부터 태평양 도서지역 수교국인 마셜제도·투발루·팔라우를 방문하는 6박 7일간의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올랐다.
취임 후 첫 외국 방문인 이번 순방에서 라이 총통은 경유지인 미국령 하와이와 괌에서 전례 없는 환영을 받았으며 미국 여야 지도부와 소통하며 현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머문 미국령 하와이에서는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4일에는 괌에서 하루를 보내며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상원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 등 여야 지도부 인사들과 전화·화상 통화를 통해 안보·경제협력을 논의했다.
라이 총통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존슨 의장과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올해 양당이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인도·태평양 (방위비)추가 지출 법안'과 내년도 국방수권법이 대만 및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도록 돕는 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라이 총통은 위커 의원과의 화상통화와 관련해서는 위커 의원이 언급한 '힘을 통한 평화 추구' 개념에 공감하고 "대만과 미국의 안보협력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강화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위커 의원은 중국과 대만의 안보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대만의 자기방어 능력을 강화하려는 라이 총통의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고 연합신문망은 전했다.
그는 또한 상원 군사위원장을 맡게 된 뒤에도 국방예산 증액 등을 지속해서 추진해 대만 안보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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